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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최강의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두산이 생각했던, 많은 야구팬이 예상했던 시리즈가 아니다.
두산은 정규시즌 어느 팀도 넘볼 수 없는 최강팀이었다. 93승51패로 승률이 6할4푼6리였다. 이렇게 많은 승리를 쌓을 수 있었던 것은 역대 최고 타율인 3할9리의 엄청난 타격과 최소실책 1위의 견고한 수비 덕분이었다. 두산은 선발진은 견고하지만 불펜은 불안했다. 박치국 김강률 김승회 함덕주 정도로 버텼다. 그나마 불안한 불펜으로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좋은 타격과 수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규시즌 때의 모습이 한국시리즈에선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5차전까지 무려 7개의 실책을 남발했다. 그리고 그 실책이 실점으로 연결됐다. 실책의 대부분이 김재호 오재일 박건우 등 타격이 좋지 않은 주전 선수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타격에서 자신감이 없다보니 수비에서의 집중력도 떨어지는 모습이다.
4,5차전을 보면 두산이 SK보다 더 안타를 때리고 있는데도 점수를 못냈다. 두산이 4,5차전에서 뽑은 3점은 2개의 홈런으로 낸 점수다. 즉 득점권에선 단 하나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는 뜻.
5차전까지 왔는데도 타격이 부진한 선수들의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20일의 휴식이 오히려 독이 된 모습이다.
두산이 득점을 하지 못하면서 마운드는 불안해졌다. 선발이 힘껏 막았지만 접전 상황에서 오히려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김강률이 빠지면서 두산은 그를 대신할 투수를 만들지 못했다. 정규시즌처럼 좋은 선발과 타격이 있으면 박치국과 함덕주로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구위가 좋아진 장원준이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장원준이 얻어맞으면서 불펜 구상은 완전히 틀어졌고, 타격이 계속 부진하면서 불펜싸움에서도 밀리게 됐다.
김강률과 김재환이 부상으로 빠졌다는 것이 두산으로선 분명히 치명타다. 그렇다고 이러한 두산답지 못한 플레이의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두산다운 야구를 하고 진다면 팬들도 수긍을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야구가 아니다.
두산이 6차전서 자존심을 회복할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