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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공필성 감독 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그런데 여전히 롯데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냉랭하다 못해 매몰차다. 최근 7연패 상황이 그랬다. 경기 내용에 대한 복기 없이 결과에 대한 비난이 주를 이뤘다. 일각에선 공 감독 대행의 라인업 구성, 선수 기용까지 비난을 쏟아냈다. 25일 롯데가 막판 역전극으로 7연패 사슬을 끊었지만, 27일 울산 LG전에서 1대2로 지면서 또다시 비난의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과연 최근 롯데의 발걸음을 모두 공 감독 대행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돌아보면 자율 야구-베테랑 중용은 그가 지휘봉을 잡을 때 꺼내들 수 있는 모든 카드였다. 바닥까지 떨어진 팀 성적에 책임을 지고 양 전 감독이 물러난 상황에서 선수단 사기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미래 방향을 설정해야 할 단장직 공석이 길어졌고, 트레이드 등 선수단 구성 변화 요소도 없었다. 그에게 주어진 감독 대행직은 악천후 속에 항해를 거듭하다 선장-항해사가 사라진 난파선을 이끌고 항해를 마치라는 것과 다름 없는 길이었다. 하지만 공 감독 대행은 자율-베테랑 기조 속에 신구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임 당시의 계획을 꾸준히 이어갔다. 연승 후 연패라는 결과를 받아들며 흔들릴 법 했지만, 적어도 자신과의 약속은 저버리진 않았다. 하지만 주변에선 결국 일희일비의 악순환만 이어지고 있다. 불과 얼마 전 롯데가 4연승을 달리던 시절 '공감 야구', '충무공필성' 등 쏟아지던 찬사는 신기루처럼 오간데 없다.
지난 5년간 롯데는 세 번이나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가을 야구에 대한 열망이 그만큼 컸고, 팬들의 바람도 마찬가지였다. 새 감독이 선임될 때마다 매번 우승의 한을 노래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승패에 따라 파도처럼 출렁이는 외부 목소리, 인내심과 청사진이 결여된 내부 정책은 결과적으로 롯데를 방향 없이 표류하는 구단으로 만들었다. 단장-감독 교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지금 또다시 '냄비 근성'이라는 구태를 반복한다면, 롯데와 부산 야구의 꿈과 미래는 영영 사라질지도 모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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