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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구종 활용에 대한 약점이 드러나자 곧바로 변화를 줬고, 성공했다. 신인 답지 않은 영리한 투구법이다.
3일 경기전에 만난 이강철 감독도 소형준의 투구 패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삼진을 잡을 수 있는 확실한 변화구가 없어서 그렇다. 투구수를 적게 가려고 하다보니 투심으로 빨리빨리 아웃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확실한 변화구가 있어야 포심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변화구 장착에 대한 과제를 주문했었다.
그런데 이날 실전에서 소형준이 확 달라진 볼 배합을 보여줬다. 두산을 두번째로 상대한 이날 소형준은 7이닝동안 투구수 96개로 고효율 투구를 펼쳤다. 96구 중 가장 많이 던진 구종은 투심이 아닌 체인지업(39구)이었다. 투심은 26구, 포심은 15구, 슬라이더 13구, 커브 3구를 각각 던졌다.
그리고 효과를 봤다. 패스트볼 승부를 예상하고 들어온 두산 타자들은 소형준의 공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7이닝동안 단 2안타로 묶여있었던 것을 봐도 노림수에 실패했다는 뜻이다. 승리투수가 된 후 소형준은 "변화구를 같이 활용하다보니 직구도 효과적으로 던질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고졸 신인이라고 믿기 힘든 과감한 변화가 통했다. 물론 이날은 체인지업이 잘 긁혔기 때문에 앞으로 등판할 모든 경기에서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을거라 할 순 없다.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강철 감독도 "내년에는 확실한 변화구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했다. 하지만 설계를 실전에서 적용할 수 있는 것 자체로도 신인 투수답지 않다. 이강철 감독도 소형준의 변화구 활용법을 보고 "탁월한 투구였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바라만 봐도 웃음이 나오는 막내를 향한 응원 메시지다.
수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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