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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진단]광풍 몰아칠 올시즌 후 FA시장, 코로나 시대를 견뎌낼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1-02-17 06:03


LG 트윈스가 2월 1일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시작했다. LG는 2월 1일부터 2월 27일까지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1차 스프링캠프 훈련을 실시한다. 타격 훈련을 하고 있는 김현수. 이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2.01/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이 스프링캠프 훈련을 했다. 동료들과 함께 몸을 풀고 있는 박병호.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2.08/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올시즌이 끝나면 KBO리그 FA 시장은 역대 최고의 활황세, 즉 이적 현상이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거물급 선수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KBO에 따르면 올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칠 경우 FA 자격을 얻는 선수는 대략 25명 내외다. 이 가운데 소위 '대박'을 노릴 만한 선수는 10명 정도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 선수로 NC 다이노스 나성범, 두산 베어스 김재환,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 서건창 한현희,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이 꼽히고, LG 트윈스 김현수,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과 민병헌, KT 위즈 황재균은 생애 두 번째로 FA를 행사할 수 있다.

하나같이 팀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KBO리그 최정상급 선수들이다. 이들은 현재 소속팀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시즌을 대비한 몸 만들기에 한창이다. 특별히 부상을 입지 않고 풀타임을 활약한다면 몸값을 높일 수 있는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다.


2021 NC 다이노스 스프링캠프 훈련이 1일 마산야구장에서 진행됐다. NC 나성범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창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2.01/
그러나 올해도 KBO리그는 무관중 혹은 제한된 유관중 경기로 시즌을 치러야 한다. 정부가 발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에 따르면 전국민 집단 면역체계가 형성될 수 있는 시기는 빨라도 11월이다. 포스트시즌 후의 일이다.

각 구단의 재정 형면이 올해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다. 구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지난해 모기업의 지원금을 감안하지 않은 구단들의 적자 규모는 100억~1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관중과 마케팅 수입이 대부분 '제로'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구단 수입이 줄어들어 적자가 커지면 그 영향은 고스란히 FA 시장이 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지난겨울 FA 시장에서는 그 영향이 최소화된 모습이었다. 허경민(7년 85억원) 최주환(4년 42억원) 정수빈(6년 56억원) 오재일(4년 50억원) 최형우(3년 47억원) 등이 예년 FA 시장이더라도 받을 만한 대우를 받았다는 평가가 많다. 코로나19 시대의 첫 오프시즌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올시즌 후에도 구단들이 의지를 갖고 돈을 집행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구단마다 100억~150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두 시즌 연속 감당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사실 FA의 '가격 결정'에 있어서는 구단의 요청을 받은 모기업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구단의 의지보다는 모기업의 의지가 FA 시장 규모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은 관례에 따라 전체 경제 상황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게 된 구단으로서는 모기업의 눈치를 더욱 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대기업 오너들 사이에 '야구단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FA 지출의 효율성을 크게 따지는 풍토가 형성될 가능성도 높다.

한 수도권 구단의 고위 관계자는 "올시즌 후 FA 시장은 변수가 많다. 사실 그룹(모기업)의 눈치를 더 봐야 되는 상황인 것은 맞다. 쓸 수 있는 돈은 한정돼 있으니 구단마다 전략을 잘 짜야 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번 (FA)시장에서 돈을 별로 쓰지 않은 구단은 올해 말을 노린 것일 수도 있다. FA 이적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재정 사정이 좋은 구단과 그렇지 않은 구단 간 FA 투자가 양극화될 것이란 얘기다.

스스로 FA '대어급'임을 자부하는 선수들은 지금 시즌 준비를 하면서도 이런 경제 및 시장 상황을 나름 계산에 넣고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시대의 FA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 지 올시즌 후 오프시즌을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16일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훈련을 했다. 번트 훈련을 하고 있는 손아섭.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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