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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쉽게 지지 않는다. 기본기가 좋고 잔실수가 없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6월 27일 우천 중단됐던 경기를 이어간 서스펜디드게임에선 7대6으로 패했지만, 운이 따르지 않은데다 끝까지 따라붙는 '두산다운' 근성이 돋보였다. 2-3으로 뒤진 7회 안치홍에게 허용한 2타점 적시타, 4-5로 뒤진 9회초 정 훈과 안치홍의 연속 2루타는 두산에겐 불운한 빗맞은 안타였다.
그래도 끝까지 따라붙었다. 7회에는 박건우가 3루타로 출루한 뒤 상대 폭투 때 홈을 밟았다. 8회초에는 마차도의 적시타 때 홈으로 파고들던 김민수를 정수빈이 완벽한 홈송구로 잡아냈다.
그런데 시즌 말미, 너무 긴 경기 시간에 지쳤던 걸까. 본 경기에선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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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승부처마다 뜻하지 않은 실수가 거듭되며 패배를 자초했다. 미란다가 보기드물게 역정을 터뜨리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을 정도다.
먼저 6회초 수비다. 5회까지 미란다의 투구수는 89개. 6회까지만 던질 가능성이 높았다.
선두타자 전준우가 안타로 출루했지만, 안치홍과 정훈을 연속 삼진 처리했다. 한동희에겐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완벽한 2루타를 허용했지만, 1루 주자가 홈까지 들어오기엔 무리였다.
그런데 우익수 박건우의 송구가 다소 짧았고, 원바운드된 공을 박계범이 뒤로 흘리면서 틈이 생겼다. 공은 그대로 수비수가 커버할 수 없는 공간으로 흘렀고, 전준우가 홈을 밟았다. 미란다가 큰 소리를 내지르며 격분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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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롯데 유격수 마차도가 커트를 하려다 공을 떨어뜨린 순간, 박건우가 무리하게 2루까지 내달리다 아웃됐다. 한동희의 재빠른 커버가 돋보였다. 1사 2,3루가 될 상황이 2사 3루로 변모했고, 양석환이 3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역전에 실패했다.
분위기가 바뀌었고, 7회초 이대호의 결승포가 터졌다.
아직은 1점차. 충분히 따라잡을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두산은 8회초 시작과 함께 또한번의 실책을 저질렀다. 타자 정훈의 평범한 3루 땅볼을 허경민이 더듬으면서 놓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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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롯데는 손아섭과 전준우, 한동희의 호수비가 잇따라 터져나오며 승리를 놓치지 않았다. 허구연 해설위원은 "롯데가 참 야구를 잘하는 팀이 됐다. 마치 예전의 두산처럼"이라며 감탄했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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