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수베로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은 남자. 2년 차 내야수 정민규(19)다.
"튼튼한 하체에 타구를 고른 방향으로 보내는 좋은 타자"라며 "방망이를 다룰 줄 아는 정교함을 겸비한 파워히터"라고 평가한다.
끝이 아니다. 직접 지어준 별명도 있다. '민규 카브레라'다.
수베로 감독은 "카브레라라는 별명에 적합한 장래성 지닌 선수"라며 정민규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쐐기를 박았다.
문제는 당장 맡을 포지션. 정은원 하주석 노시환으로 이어지는 한화 내야진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긍정적이다.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다. 한 포지션에 국한돼 있지 않다. 1루수, 2루수, 3루수, 지명타자, 심지어 서산(2군)에서는 외야에서도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떻게든 1군에 두고 쓰겠다는 암시다.
사령탑이 지어준 자랑스러운 별명. 하지만 정작 본인은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글쎄요, 사실 그 선수(카브레라)가 어떻게 야구하는 지 잘 몰라요. 그래도 메이저리그 타자니까 좋은 거 같아요."
'검색도 안해 봤느냐'고 묻자 곧바로 "아니요"란 단호한 답이 돌아온다.
긍정적이면서 심플한 마인드. 거포로서 빠른 성장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춘 셈이다.
"제가 뛰는 타자는 아니잖아요. 장타를 쳐야하고 멀리치면 재밌잖아요. 후회가 남을 타석이 안되고 싶어서 그냥 하고 싶은 대로 과감하게 하려고 합니다."
그 어떤 재능도 즐기는 선수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 영감을 준 대회가 있었다. 지난 가을 멕시코에서 열린 제3회 WBSC U-23 야구 월드컵이었다.
|
"외국선수들의 마인드 배우는 기회가 됐어요. 나름 즐기면서 하자고 했는데 어느새 잘해야겠다는 압박을 받고 있더라고요. 즐기면서 하는 게 여전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싱글싱글 웃으면서 여유 있게 인터뷰를 소화하는 2년 차 신예. 배짱 두둑한 거침 없는 그라운드에서의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된다.
"수치상 목표는 없어요. 그저 1군에서 뛰면서 작년보다 나은 한해를 만드는 게 목표죠. 작년 시즌 1차지명 선수가 못해서 답답하셨을 텐데 올시즌은 마음을 고쳐먹고 더 열심히 했으니까 기대하시는 만큼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
▶2022 임인년 신년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