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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하면 연상되는 몇가지 이미지가 있다. 이 가운데 먼저 떠오르는 게 부산 사직구장의 에너지 넘치는 응원과 부산팬들의 엄청난 야구사랑에 화답하지 못하는 만년 하위권 성적이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 롯데는 1984년, 1992년 두 차례 빛나는 성과를 냈다. 이 두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빼면, 대단히 인상적인 성적을 낸 시즌이 없다.
중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됐는데, 열어보니 투타가 모두 알차고 안정적이다.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와 23세 젊은 내야수 한동희가 펄펄 날고 있다. 반즈는 평균자책점(0.65)-다승(5승) 1위고, 한동희는 타율(0.436)-안타(41개)-홈런(7개) 1위다. 현재 리그 최고 투수, 최고 타자가 자이언츠맨이다.
롯데 돌풍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선수가 한명 더 있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롯데 간판 타자 이대호다. 오랫동안 롯데,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였는데, 소속팀 롯데에서 한번도 우승을 해보지 못했다. 은퇴의 시간이 다가오자 이대호는 "롯데가 우승하는 걸 보고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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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살 이대호의 동갑내기 친구 김태균은 한화 이글스를 대표하고,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이름을 날렸지만, 한 번도 우승 샴페인을 터트려보지 못하고 2021년 은퇴했다. 팀 리빌딩 작업에 밀려 쫓기듯 팀을 떠나야 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하늘이 정해준다고 한다.
김태균과 비슷한 사례가 많다. 이병규 박용택 등 많은 레전드들이 간절히 원했던 우승을 못 해보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많은 이들이 이대호도 이들과 비슷한 길을 갈 거으로 봤다.
FA(자유계약선수) 손아섭이 떠나고, 외부 전력 보강없이 시즌을 맞은 롯데는, 누가 봐도 중하위권 전력이었다. "우승하고 은퇴하고 싶다"는 이대호의 바람은, 희망사항에 그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최근 롯데 분위기를 보면 다른 그림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40세 이대호는 은퇴 시즌인 올해도 중심타자다. 롯데 간판 타자에 걸맞은 활약을 펼쳐 팀 돌풍에 기여하고 있다.
24경기에 출전해 90타수 32안타, 타율 3할8푼6리-2홈런-10타점-13득점을 기록했다. 타율 전체 4위, 안타 공동 6위다. 마지막 해에도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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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 3연승을 거둔 지난 주말, 이대호는 29~30일 두 경기에 나서 4안타-1타점-1득점을 기록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잠실구장 3루쪽 관중석에선 "대~호~. 대~호~"를 외치는 함성이 쏟아졌다. 이대호가 은퇴하게 되면, 오랫동안 그의 귓전에 맴돌 응원의 소리가 아닐까.
많은 롯데팬들이 '자이언츠의 심장' 이대호가 마지막 시즌에 가을야구를 넘어 우승을 하고 은퇴하기를 바랄 것이다. 현재 팀 분위기를 계속해서 이어간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대호는 지난 해 시즌을 앞두고 2년-총액 26억원에 계약했다. 은퇴 예고를 하면서 계약서에 팀 우승시 불우이웃을 위해 1억원을 기부하는 옵션을 넣었다. 의미있는 피날레를 위한 준비의 일환이었을 것이다.
2022년 5월, 이대호와 롯데팬 모두가 설레는 봄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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