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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렇게까지 훈련해본 건 처음이죠. 공은 아예 안 잡고 있어요."
선발투수가 일찍 강판된 경기에서 롱릴리프로 4~5이닝을 소화하는가 하면, 선발과 필승조를 오가며 감초 역할을 했다. 8월부터 선발로 발탁, 2승4패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5⅔이닝을 책임졌다.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롯데 투수조 마무리훈련은 말 그대로 스파르타였다. 배영수 투수코치는 야구장 11바퀴(약 4㎞)를 20분 안에, 10~50m를 오가는 셔틀런을 1분 안에 해낼 것을 요구했다. 포수 출신답게 체격이 큰 나균안에겐 쉽지 않은 미션이었다.
훈련이 끝난 직후 만난 나균안은 말 그대로 녹초였다. "확실히 내 몸이 달라진 게 느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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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균안은 현재 가벼운 캐치볼을 할 뿐 투구 훈련은 하지 않는다. 올해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117⅔이닝을 소화한 만큼, 지금은 팔에 쉬게 할 때라는 판단. 그만큼 웨이트와 체력 훈련에 더 쏟아붓고 있다.
"마무리캠프 내내 체력과 밸런스 위주로 훈련하고 있다. 코치님이 보시기에 우리팀 선수들이 체력이 많이 떨어진다고 보신 것 같다. (기준에)탈락하면 성공할 때까지 더 뛰어야한다. 이런 훈련은 처음이다. 뛰고 나서의 기분은 좋아요. 전 긍정적인 사람이거든요."
감각이 예민하다. 포수 출신 투수답지 않게 다양한 변화구를 지닌 이유다. '귀신 포크'로 유명한 일본 투수 센가 코다이(전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그립을 따라한 스플리터가 결정구가 됐다. 여기에 커브까지 더했다. 둘다 배운지 얼마 안돼 나균안의 결정구가 됐다. 볼카운트 수싸움에 여유가 생기면서 삼진과 이닝 이팅 능력이 두루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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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4세의 젊은 나이지만, 벌써 결혼 2년차에 생후 24개월된 딸의 아빠다. 가족의 응원이 그 어느 때보다 큰 힘이 된 1년이었다.
"나중에 딸이 야구장에 와서 '우리 아빠다!' 하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다. 그래도 육아는 힘들더라. 아내의 위대함을 느꼈다. 올해 돌아보면 내가 너무 집에서 힘든 티를 냈던 것 같다. 내년부턴 아이에게 더 웃어주는 아빠가 되고 싶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