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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십 여년 간 표류하던 사직구장 재건축 논의가 물살을 타고 있다.
이런 움직임 속에도 새 사직구장 착공까지 가기 위한 과제는 산적해 있다.
최종 용역 결과를 통해 경기장의 구체적 형태가 결정되는 기본 계획이 수립되면 건축에 필요한 자금 조달 방안이 수립돼야 한다. 이후에도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심사 등 행정적 절차가 마무리 되면, 설계 입찰, 기본 설계, 사업 발주까지 모두 이뤄져야 비로소 착공할 수 있다. 현재 건설 중인 대전 베이스볼드림파크는 2019년 7월 기본 계획 수립 이후 지난해 말 착공까지 3년여의 시간이 소요된 바 있다. 부산시가 최종 용역 결과 발표 후 2년 만에 착공에 돌입한다는 청사진을 그렸지만,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 이런 계획대로 순서가 이뤄지기 위해선 각종 절차가 빠르게 해결돼야 한다.
대전 베이스볼드림파크는 기본 계획 수립 후 5개월여 만인 2019년 12월 자금 조달 방안이 확정됐다. 홈팀 한화 이글스의 모기업 한화그룹은 건축비의 30.9%인 43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베이스볼드림파크 구상 단계부터 대전시와 물밑 논의를 통해 윤곽을 잡고, 계획 수립 후 신속하게 움직이는 '신용'을 보여줬다. 한화는 이를 통해 25년 간 구장 사용료 면제 및 구장 운영관리권을 위임 받았다.
야구장 건립은 시(市)비와 국비가 투입되지만, 실질적인 사용처인 구단 모기업의 분담도 빼놓을 수 없다. 앞선 신구장 건립 과정을 보면 구단 모기업의 분담률이 공정 추진력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 바 있다. 부산시와 함께 사직구장 재건축 비용을 부담할 롯데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롯데그룹은 현재 부산 북항 부지에 건설 중인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1000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1년 간 순차적으로 1000억원을 기부했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7월 박 시장과 면담 자리에서 사직구장 재건축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직구장 재건축 비용 분담에서 그 의지를 실현시킬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