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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당황한 에이스의 모습. 사령탑도 생소했다.
초반 제 3구종인 커브 비중을 늘렸다. 2회까지 주종인 빠른 커터와 느린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았다. 3회부터 체인지업을 섞어 한화 타자들의 노림수를 피해갔다.
하지만 타선 지원이 빈약했다. 3회 김성윤의 적시 3루타가 유일한 득점. 찬스를 잇달아 무산시키며 불안한 1-0 리드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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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못 말리는 책임감을 발휘했다. "100구 전에는 무조건 올라간다"며 어김 없이 7회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펼쳐졌다. 고난이 시작됐다.
선두타자 대타 이도윤에게 안타를 맞으며 위기가 시작됐다.
최인호 번트타구를 뷰캐넌이 불안한 자세에서 2루에 뿌리다 악송구가 되며 무사 1,2루.
1점 차 압박 상황에 천하의 뷰캐넌도 흔들렸다. 폭투와 사구로 무사 만루에서 대타 이진영을 삼진 처리하는 순간 바운드 된 공이 뒤로 흐르며 또 하나의 폭투로 허무하게 1-1 동점.
이어진 1사 2,3루에서 윌리엄스를 땅볼 처리하며 3루주자를 묶고 투아웃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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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감독이 나와 상황을 확인했지만 보크가 명백했다. 왼발을 뺀 와인드업 상태에서 피칭을 하지 않고 다리를 풀었다. "구종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바꾸려다 실수를 했다"는 설명.
그럼에도 뷰캐넌은 더는 밀리지 않았다. 노시환을 3루 땅볼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116구 혼신의 역투였다. 7이닝 5안타 4사구 2개, 5탈삼진 2실점(비자책). 1-2 역전을 허용하며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9회 역전승의 발판을 만들어준 최고의 피칭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처음에는 그냥 서있다 다리를 풀었다고 생각했다. 그 장면을 정확히 못봐서 확인차 물었다. 나중에 영상을 보니 명백한 보크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긴장됐으면 그랬겠느냐. 뷰캐넌의 그런 모습을 처음봤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116구로 많은 투구수를 기록한 뷰캐넌은 23일 한화전에 우천 취소됨에 따라 주 2회 등판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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