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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3전4기 타격왕에 대한 손아섭의 집념.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손아섭은 삼성 라이온즈 후배 외야수 구자욱과 치열한 타격왕 경쟁 중이다. 엎치락 뒤치락이다.
주말 3연전에서는 아예 구자욱의 소속팀 삼성과 맞대결을 펼쳤다.
손아섭 특유의 배트 노브 위 테이핑에 '왕(王)'자를 새기고 타석에 섰다.
사실 이 글자를 새긴지는 제법 됐다. 이번 시리즈에 일부러 새긴 건 아니다.
이번 시즌을 대하는 손아섭의 마인드가 녹아 있는 대목. 지난해 예기치 못한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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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대구 삼성전. 타격왕 라이벌 구자욱이 첫 타석에서 2루쪽 내야안타를 기록하며 타율을 끌어올렸다.
4회말 선두타자로 두번째 타석에 선 구자욱이 이재학의 3구째 체인지업을 당겼다. 정타로 맞은 타구. 1-2루 간을 가르는 완벽한 안타성 타구였다.
하지만 시프트로 길목을 지키던 2루수 박민우가 빠르게 처리해 구자욱을 잡아냈다. 안타 하나를 도둑 맞은 순간. 허탈하게 돌아서는 구자욱의 불행은 곧 경쟁자 손아섭의 행복이었다.
이 장면을 우익수 쪽에서 지켜보던 손아섭이 박민우를 향해 오른손을 번쩍 들어 찬사를 보냈다.
박민우가 쳐다보지 않자 소리로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타격왕 경쟁자 선배의 칭찬 세례를 뒤늦게 알아차린 박민우는 웃음을 참지 못하는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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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수 모두 "아섭이 형은, 자욱이는 실력"이라며 이구동성이다. 두 선수 모두 "저는 운이 좋아서 리딩히터를 하고 있을 뿐"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이날까지 3할4푼으로 타격 1위를 달리던 손아섭은 3일 뷰캐넌에게 안타를 뽑아내지 못하며 3할3푼7리로 떨어졌다.
부상에서 복귀한 원래 주인 SSG 에레디아(0.339)에 타격왕 자리를 내줬다. 같은 날 역시 안타를 뽑아내지 못한 구자욱은 3할3푼3리로 떨어지며 3위로 내려 앉았다.
국내파 두 선수가 경쟁하는 사이 에레디아가 치고 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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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