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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잠실 예수' 케이시 켈리가 이제는 확실히 부활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너무 안정적인, 지난해 다승왕하던 모습으로 돌아온 게 LG로선 너무나 반갑고 다행스럽다.
올시즌 너무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던 켈리다. 쉽게 무너지고 이닝을 어렵게 끌고 갔다. 시즌 중 교체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점점 신뢰를 잃어갔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끝까지 믿기로 했고, 켈리는 점차 그 믿음에 보답하기 시작했다.
6일 KT전이 중요했다. 올해 KT전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4월 1일 개막전서 5⅓이닝 동안 8안타(2홈런) 6실점의 부진으로 패전 투수가 됐고, 7월 6일 잠실 경기서는 5⅔이닝에 7안타 5실점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피칭을 했다. KT전 2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좋지 못했으나 이번 경기서 7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보여줬다. 1회말 안타와 패스트볼로 1사 2루의 위기에서 범타로 실점을 막은 켈리는 2회말을 삼자범퇴로 가볍게 끝냈지만 3회말 선두 배정대에게 좌월 2루타를 허용했고, 9번 장준원의 희생번트로 1사 3루의 선취점을 뺏길 위기에 놓였다. 허나 1번 김민혁을 전진 수비 끝에 2루수 정면 땅보 타구로 3루 주자 움직임을 막고 2아웃을 만들었고, 2번 황재균도 2루수앞 땅볼로 처리했다. 이후 4,5,6회는 삼자범퇴로 쉽게 끝냈고, 7회말 마지막 고비를 맞이했다. 1사후 4번 박병호에게 볼넷을 주고 포수의 1루 견제 실책으로 2사 2루의 위기 속에서 대타 강백호를 자동 고의4구로거른 뒤 이호연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고 포효하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그게 그의 마지막이었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이 151㎞를 찍었고, 여기에 투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골고루 섞어서 KT 타자들과의 수싸움에서 이겼다.
최근 3경기서 19이닝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0.47의 놀라운 성적이다. 피안타율은 1할7푼9리, 17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은 단 3개 뿐이었다.
아담 플럿코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선발진을 끌고갈 에이스가 필요했는데 켈리가 예전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비록 진 경기였지만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