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어떤 근거로 홈런 판정을 내렸을까.
키움 좌익수 도슨이 펄쩍펄쩍 뛰었다. 도슨은 넘어가지 않을 공으로 판단, 펜스 플레이를 준비하고 있었다. 도슨은 안 넘어갈 공을 팬이 잡은 거라는 확신에 껑충껑충 뛴 것이다. 선수의 감이다.
일단 홈런 판정이 내려졌다. 당연히 키움 더그아웃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경기 결과를 바꿔버릴 수 있는 중요한 판독이었다.
|
그리고 논란을 키울 수 있는 건, 영상을 보면 공을 잡은 팬이 글러브를 그라운드쪽으로 뻗어 공을 잡고, 자신쪽으로 글러브를 끌어당기는 모습이 명확피 포착됐다는 것이다. 영상을 멈춰보면, 공을 잡는 순간 그 팬의 팔꿈치와 팔이 철제 구조물 너머(그라운드 방향)에 위치하고 있는 게 포착된다.
KBO 판독 센터 제공 화면 마지막을 보면, 파울 폴대 쪽에서 공이 떨어지는 궤적을 보여주는데, 유독 이 화면은 흐리다. 그리고 끝까지 보여주지 않았다. 그런데 떨어지는 궤적은 분명 철제 구조물 오른쪽, 그라운드쪽에 더 가깝게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KBO리그 규정상, 타구에 대해여 관중의 방해가 있었을 때는, 방해와 동시에 볼 데드가 되며 심판원은 방해가 없었더라면 경기가 어떠한 상태가 되었을지를 파단하여 조치를 취한다고 명시돼있다. 공이 넘어가지 않고, 구조물을 때렸을 거라 판단했다면 인정 2루타가 돼야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KBO는 이 상황에 대해 판독센터가 관중 관계 없이 넘어갈 타구라는 판단을 했다고 답해왔다. 그렇게 양팀의 승부가 결정됐다.
이 팬이 공을 잡아버렸다고 욕할 수 있는데, 사실 이 팬에게 모든 걸 뒤집어 씌우기는 힘들다. 정말 의도적으로 팔을 쭉 뻗어 타구를 걷어내거나, 수비수를 방해하지 않았다. 자신쪽으로 날아오는 타구를 잡겠다는 본능이자 팬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했다. 옆에 경쟁자들도 있으니 더 공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플레이를 위해 본능을 억제했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공이 홈런이라고 판단한 상황에서 그 공을 잡았다고 엄청난 비난을 들을 장면까지는 아니었다.
팬이 공을 잡아버린 게 피할 수 없는 변수였다면, 판독을 정확히 하는 게 KBO의 몫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