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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일일이 다 가르쳐줄 수도 없는 일이고...
하지만 이날 경기 이슈는 엉뚱한데서 터졌다. KIA의 신예 정해원의 돌발 행동 때문이었다.
정해원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1군에 등록됐고, 곧바로 8번-우익수로 선발 출격했다. 2군 최근 10경기 3할5푼1리의 좋은 타율을 인정받아 이범호 감독의 부름을 받은 것이다. 입단 때부터 방망이 하나는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래 내야수였는데, 타격 재능을 살리기 위해 외야로 전향했다.
안타를 친 건 문제가 아니다. 그 다음이었다. 정해원은 점수차가 두자릿수 이상 벌어진 2사 1, 3루 상황서 2루 도루를 감행했다. 키움 수비는 주자를 견제할 마음이 없었다. 일종의 불문율. 우리는 힘든 상황이니, 당신들을 신경쓰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이 때 공격팀은 타석에서는 최선을 다하되, 상대 기만으로 비칠 수 있는 도루 등은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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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선수단이 기분 나쁠 수밖에 없는 상황. 보통 이런 경우는 상대 주축 타자를 향해 빈볼이 날아들거나, 응징을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래서인지 KIA 선수들은 공수교대 때 곧바로 정해원을 1루쪽 키움 더그아웃쪽으로 데려가 인사를 시켰다. 이 감독도 정해원을 교체해버렸다.
물론 정해원이 악의를 갖고 도루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신인급 선수가 관중이 많은 경기 선발 출전에, 첫 안타까지 치며 아드레날린이 폭발한 상황에서 주변 상황을 살피지 못하고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렸을 것이다. 키움 선수들도 이를 모를리 없었다. 때문에 크게 문제를 삼지 않았을 것이다. 김선빈 등 KIA 고참 선수들의 대처도 좋았다. 오해를 만들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빠르게 사과를 하며 정리하는게 여러모로 좋았다.
정해원도 아직 경험이 부족하지만, 어릴 때부터 야구를 해온 선수이기에 이런 불문율을 모르지는 않았을 듯. 또 이런 걸 프로 선수에게 일일이 가르쳐줄 수 도 없는 노릇이다. 정해원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첫 안타, 첫 사과의 날이 됐을 듯 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