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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홈런왕' SSG 랜더스 최정이 역대 최초 500홈런 금자탑을 달성했다.
KBO리그 최초 500호 홈런이다. 2005년 SK 와이번스의 1차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단한 최정은 입단 첫해인 2005년 5월 21일 인천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18세2개월23일의 나이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기록했다. 이후 2011년 9월 30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00번째 홈런, 2016년 6월 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200번째 홈런, 2018년 7월 8일 인천 한화전에서 300번째 홈런, 2021년 10월 1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200번째 홈런을 기록하면서 홈런 기록을 차례차례 늘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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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복 없이, 꾸준하게 최정상 실력을 유지했기에 가능한 대기록이다. 최정은 역대 최초로 19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 중이고, 9년 연속 20홈런을 돌파하며 이 기록에서도 공동 1위에 올라있다.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2017시즌에 기록한 46개. 대단한 홈런 행진 속에 3루수 골든 글러브도 최다 수상 공동 1위 기록인 8회(2011, 12, 13, 16, 17, 19, 21, 22)에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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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이 500홈런을 터뜨린 날, 소속팀 SSG는 8회말 역전극을 펼치며 6대3으로 승리를 거뒀다.
다음은 경기 후 최정의 일문일답.
-소감은.
▶빨리 나오게 돼서 후련하고 기분 좋다. 타격감이 계속 안좋았다. 그래서 홈런에 대한 스트레스나 압박을 안받고 있었다. 안타에 목말라있었는데 그게 마침 홈런이 돼서 기분 좋았다. 팀이 이겨서 좋은 분위기 속에 축하받게 돼서 두배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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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요. 일단 500이라는 딱 떨어지는 숫자라 기분이 좋았다. 작년에는 사직에서 쳐서 좀 민망했다고 해야 하나. (웃음) 남의 집에 와서 경기 흐름 끊는 것 같아서 이상했는데, 인천 팬분들 앞에서 홈런치겠다고 이야기 했는데 치게 돼서 좋다.
-홈런 상황을 설명하자면.
▶좀 웃긴 이야기인데, 3B1S때 볼이라고 해서 출루하려고 했다. 욕심도 내지 않았다. 출루를 하게 돼서 '됐다' 했는데, 3루심이 스트라이크라고 하셨다. 그때 솔직히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투수 공도 좋았는데, 유인구를 던질까 승부를 할까 혼란스러웠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었는데, '아이, 몰라' 했는데 실투 하나를 운좋게 잡은 것 같다. 빠른 볼을 예상을 하고 넓게 보고 맞추자 싶은 생각으로 휘둘렀는데 마침 슬라이더가 실투성으로 와서 타이밍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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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때문에 개막전 출전 못하고 공백이 있었다. 개막전부터 쭉 뛰다가 이제 달성했다면 많이 걱정했을 것 같은데, 제 개인적으로는 개막한지 얼마 안된 느낌이다. 생각보다 빨리 나왔고, 기록에 대해서도 많이 내려논 상태였다. 안아프고 1경기, 1경기 시합에 못나간 것을 만회하려고 임하고 있었기 때문에 1개 남았다고 신경쓰지는 않았다.
-본인의 타격폼은 언제 완성된 것 같나.
▶몇번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2012년도쯤? 넥센전인가 투수가 강윤구였는데, 그때 야구하면서 처음 느껴보는 배트 터치감을 느꼈다. 그게 센터 홈런이 됐다. 그걸 잃기 싫어서 그대로 계속 연습을 했다. 그때부터 공이 잘 뜨고 잘 넘어갔던 것 같다.
-배트 헤드가 다른 선수들보다 더 무겁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달라고 해서 많이 주기는 하는데, 제 방망이를 가지고 치는 선수도 꽤 있다. 제 스타일대로 치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제 생각에는 방망이 헤드 무게가 배트 끝으로 몰려있으면 공이 스핀도 잘 먹고 타구다 생각보다 멀리 나가는 것 같다. 정확히는 잘 모른다. 어릴 때부터 썼던 밸런스다. 특별히 비결이 있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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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은 없는데 달성해보고 싶은 기록이기는 하다. 근데 올해처럼 부상 당하고 공백이 많으면 쉽지 않을 것 같다. 기록은 못해도 경기에 나가야 기회가 찾아온다. 몸 관리에 대해서 더 철저하게 잘해야겠다, 조심해야겠다는 것을 느꼈다. 600홈런 치고 싶다.
-500홈런 치고 나서 생각나는 사람은.
▶가족들 생각난다. 오늘 가족들이 오기로 했는데, 언제 칠지 모르니까(웃음). 근데 결국 못오게 됐다. 그래서 오늘 가족들 생각이 더 났다. 계속 타격감이 안좋은데, 강병식 코치님이랑 대화를 많이 하고 원포인트 레슨도 찝어서 조언을 해주신다. 그게 맞아떨어졌다. 오늘은 결과가 좋게 나와서 그런게 아니라, 다른 느낌으로 타격을 했다. 좀 일찍 나와서 강 코치님이랑 대화하면서 다른 포인트를 잡아서 그대로 해보자고 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왔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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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와서 달라질거 없다고는 생각했다. 처음에는 계속 이겨서 기분이 좋았다. 인천에서 재활하면서 선수들과 소통하고, 분위기도 좋았다. 가면 갈 수록 지니까 조금씩 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가도 달라질거 없는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 에레디아까지 다치면서 큰일 났다, 내가 가서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됐다.
-타격감은 안좋은데 홈런 페이스는 좋다.
▶오늘처럼 동점이나 역전이나 홈런치면 기분 좋은데, 다 그런건 아니다. 자꾸 범타 나오는 과정들이 너무 안좋아서 팀에 도움이 안되는 홈런같은 느낌도 들었다. 병살을 너무 많이 쳤다. 홈런이 나오는게 지금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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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사진찍으면서 '찐' SSG팬분 같았다. 다행히 뼛속까지 우리팀 팬분이 잡고 흔쾌히 전달해주셨다. 진심으로 축하해주시는 마음이 느껴졌다.
-두번째 500홈런 타자는 언제쯤 나올까.
▶잘하면 다들 해외로 가서 나오기 힘들 것 같다는 이야기도 한다. 해외를 안간다고 하면, 달성할 선수들은 많다. 콕 찝어서 말하기에는 그런데, 많은 선수들이 능력을 갖고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달성하지 않을까 싶다.
-해외 진출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는 없나.
▶후회 한다. 그때는 기회는 있었는데, 너무 큰 벽이라고 생각한다. 그때는 한국 야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뛴다는 게 경우가 거의 없었었다. 남 일 같았다. 가려고 노력은 했었다. 여러 문제 때문에 못갔는데, 지금 와서는 후회를 많이 한다. 지금은 해외도 다 도전하고. 제가 어렸으면 거기서 한번 뛰어보고싶다는 생각 많이 한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