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저 사실 홈런보다 타율을 더 좋아해요."
KT팬들은 6연패 기간 중에도 '안현민 신드롬' 덕에 화가 조금은 누그러졌을 법한 맹활약. 그야말로 깜짝 보물 발견이다.
시작은 5월1일 두산 베어스전이었다. 두산 마무리 김택연을 상대로 그림 같은 홈런을 치면서 부터다. 그 때만 해도 힘 좋은 타자가, 하나 얻어걸려 홈런을 만들었나 했다.
무시무시한 건 홈런 비거리. 쳤다하면 비거리 140m다. 14일 삼성전도 120m 홈런이었는데 장외로 타구를 날려보냈다. 외야석 뒤 나무 숲 속으로 공을 꽂아버렸다.
일단 덩치부터 '살벌'하다. 엄청난 근육질의 터미네이터 몸이다. 지난해 육군 현역 복무를 마치고 복귀했는데, 취사병으로 복무하면서 야구를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목숨 걸고 했단다. 그러니 맞기만 하면 비거리가 보장된다. 삼성전 첫 타석 선제 2루타도 1사 3루 찬스에서 '안에만 넣자'는 마음으로 톡 건드린 타구가 담장을 때려버렸다.
|
문제는 수비였다. 원래 아마추어 시절 포수였다. 하지만 KT 입단 후 타격 재능을 살리기 위해 포지션 전환을 시도했다. 외야수 수비가 불안했는데,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올해 스프링캠프까지 이종범 코치와의 특훈을 통해 엄청난 발전을 보였다. 실제 삼성전에서는 우익수로 나서 '저걸 잡네'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어려운 타구들을 척척 처리했다. 포수였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발을 갖춘 강점이 외야 수비에서 발휘되고 있다.
안현민은 야구로 행복한 요즘 하루하루에 대해 "팬분들이 너무 좋아해주시니 실감이 난다. 다만 경기는 1군이든, 퓨처스리그든 똑같다. 어떤 경기든 안일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편한 마음으로 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료 소형준이 "담장만 넘기면 되는데 왜 자꾸 경기장 밖으로 넘기려고 하느냐"는 농담을 했다고 하자 "나도 담장만 살짝 넘기고 싶은데 쉽지 않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안현민은 지난해에도 이강철 감독의 눈에 들어 1군에서 기회를 받았다. 잠재력이 터지려고 하는 순간, 주루 플레이 도중 손가락 골절상이라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인고의 시간을 거쳐 올해 자신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안현민은 "작년에 다치고 다시 복귀했을 때는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 올해는 그 부분을 제어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중이다. 심리적으로 편하게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안현민은 마지막으로 무시무시한 홈런 페이스에 대해 "사실 나는 홈런을 치려고 치는 타자가 아니다. 그저 강한 타구를 만들고 싶을 뿐이다. 그러다보니 홈런이 나온다. 홈런보다 나는 타율이 높은 걸 더 좋아하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포항=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