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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하위권에서 헤매던 KIA 타이거즈가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야구는 변수의 스포츠였다. 뚜껑을 열자 여러 악재가 동시에 찾아왔다. 주전 내야수 김도영 박찬호 김선빈이 약속이나 한듯 차례로 다쳤다. 김도영이 복귀하자, 거포 나성범이 부상 이탈했다. 토종 에이스 양현종은 '통산 179승'에서 아홉수에 걸리며 정체됐다. 4월까지 6차례 등판에서 승리 없이 3패만 쌓였다. 기대했던 5선발 윤영철은 4경기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투타 엇박자가 나면서 KIA는 '절대 1강'이라는 칭송이 무색하게 하위권으로 곤두박질쳤다.
KIA는 그래도 마운드가 버텨주면서 반격 기회를 기다렸다. 외국인 원투펀치 네일과 올러가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주고 있는 가운데 불펜이 무너지지 않는 점도 큰 힘이 됐다. 무엇보다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조상우가 믿을맨으로 확실하게 중심을 잡고 있다. 마무리 정해영도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 전상현 최지민 이준영도 제 역할을 해주고 있고, 김건국 윤중현 등이 성장세를 보이며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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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17일 더블헤더를 치르면서 필승조를 전부 소모했다. 1차전에 이준영-조상우-정해영이 던졌다. 2차전도 전상현에 이어 이준영-조상우-정해영이 막았다. 18일에도 이준영 조상우 정해영을 썼다면 체력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필승조가 쉬는 경기인만큼 최대한 초반에 승기를 잡아야 했다. 하지만 승부는 초접전으로 흘렀다. 선발 김도현이 4-3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7회초 교체됐다. 두 번째 투수 김기훈이 동점을 허용하면서 허리 싸움은 KIA가 불리해 보였다.
KIA는 여기서부터 '디펜딩챔피언'의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김건국이 출격해 불을 껐다. 타구에 맞아 교체되는 돌발 변수가 발생했지만 윤중현이 해결사로 등극했다.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이끌며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10회초를 전상현이 틀어막자 KIA 타선은 10회말 한준수의 끝내기 안타로 응답했다. '올라올 팀은 올라온다'는 바로 그 팀, KIA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던 과정이자 결말이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