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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균이는 '돈복'이 있잖아" 3루수로 변신한 후, 귀신같이 부활했다...11G 연속안타, 5할대 타율 실화냐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5-05-25 09:29 | 최종수정 2025-05-25 11:07


"재균이는 '돈복'이 있잖아" 3루수로 변신한 후, 귀신같이 부활했다..…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KT전. 6회말 2사 1루 황재균이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5.21/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황)재균이는 '돈복'이 있어서 잘 할거야."

시즌 전, KT 위즈 황재균은 마음 고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부동의 3루수였는데, 수비로는 국내 최고인 허경민이 FA 계약을 맺고 와버렸다. KT 이강철 감독은 지난해 일본 마무리 캠프에서는 황재균을 1루로 돌리겠다고 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황재균에게는 다행이었다.

하지만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구상이 바뀌었다. 문상철을 1루에 두고 황재균을 2루나 유격수로 보내겠다는 것이었다. 그마저도 변경. 유격수 자리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멀티 플레이어' 타이틀을 붙였지만, 냉정히 말하면 황재균은 백업으로 밀려날 처지였다.

그러면서도 이 감독은 황재균에 대해 "분명 이 자리, 저 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해줄 선수다. 시즌 끝나면 출전 경기 수는 예년과 비슷할 것이다. 재균이는 '돈복'이 있는 선수이지 않나. 올해도 잘할 것"이라고 했다. 황재균은 미국 메이저리그에 다녀온 후 KT와 4년 총액 88억원 거액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4년 계약이 끝나는 해 구단 첫 통합 우승에 공헌했다. 그 덕에 4년 60억원 계약을 또 맺었다. 황재균은 올해 끝나고 다시 FA가 된다.


"재균이는 '돈복'이 있잖아" 3루수로 변신한 후, 귀신같이 부활했다..…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KT전. KT가 3대1로 승리했다. 이강철 감독이 황재균을 맞이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5.21/
처음에는 부진했다. 방망이 감이 올라오지 않았다. 선발로 나가지도 못하고, 포지션도 여기저기 바뀌는게 아무리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라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대반전이다. 23, 24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틀 연속 4안타 대폭발. 24일은 홈런도 때려냈다. 최근 10경기 안타를 치지 못한 날이 없다. 10경기 타율이 무려 5할2푼4리다. 시즌 타율도 3할1푼5리 껑충 뛰어올랐다.

자리가 사람은 만드는 것일까. 공교롭게도 허경민이 부상으로 빠지며 황재균이 제 자리인 3루로 복귀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반등의 계기였다. 13일 허경민이 빠진날부터 안타를 치기 시작해 11경기 연속 안타다.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꾸준하게 경기를 나가자 마음이 편해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기술적 변화도 있었을 것이다. 어찌됐든 황재균은 기회가 주어지면 제 역할을 하는 선수라는게 입증됐다.


"재균이는 '돈복'이 있잖아" 3루수로 변신한 후, 귀신같이 부활했다..…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KT전. 6회말 2사 1루 황재균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5.21/
허경민이 돌아왔다. 이 감독은 고민스러웠을 듯. 황재균의 페이스가 이렇게 좋은데 그 흐름을 깨고 싶은 감독은 없다. 다행인 건 일단 24일 경기에 허경민을 3루로, 황재균을 1루로 투입했는데 황재균의 방망이는 더욱 뜨거워졌다는 것이다. 그럼 당초 구상대로 허경민 3루-황재균 1루로 마음 편히 가면 된다.


과연 황재균이 올시즌 후 다시 한 번 FA 대박을 터뜨릴 발판을 마련하는 것일까. 이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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