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메이드 인 코리아', 성능은 나쁘지 않은데, 내구성이 엉망이다.
탬파베이 레이스 최고연봉자(1300만파운드)인 김하성은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각)자로 10일짜리 부상자명단(IL)에 들어갔다. 지난 2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홈경기 때 2회말 볼넷으로 나간 뒤 2루 도루를 성공하는 과정에서 허리를 다쳤기 때문이다.
|
|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에는 '강철 체력'을 과시했다. 2023년에는 내셔널리그 유틸리티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존재가치를 증명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 시절이던 지난해 8월 19일 콜로라도와의 경기 때 견제구를 피해 1루로 귀루하는 과정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오른쪽 어깨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됐다.
결국 김하성은 지난해 10월에 수술을 받은 뒤 긴 재활기간을 보내야 했다. 다행히 7월에 MLB무대에 돌아왔지만, 재활 과정에서 내구성이 상당히 떨어진 듯 하다.
|
다저스 구단은 30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 내야수 알렉스 프리랜드를 콜업했다. 그는 MLB 파이프라인 유망주 순위에서 팀내 3위, 전체 35위다. 대신 내야수 김혜성을 10일 IL에 등재했다. 진단명은 왼쪽 어깨 점액낭염(bursitis)"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5월 4일 MLB로 콜업된 김혜성은 공수주에 걸쳐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지만, 채 3개월을 버티지 못한 채 콜업 이후 87일 만에 부상을 당했다.
|
|
|
이렇듯 한국인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모조리 부상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건 단순한 우연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국인 타자들의 근본적인 문제일 수 있다. KBO리그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경기 수와 이동거리를 소화해야 하는 메이저리그 환경에 몸이 버텨내지 못한다고 해석된다.
|
좋은 본보기가 있다. 바로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입성한 스즈키 이치로다.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래 뉴욕 양키스,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2019년 시애틀에서 은퇴할 때까지 19시즌 통산 3089안타, 509도루, 1420득점, OPS 0.757을 기록했다. 아시아 출신 최다 안타 및 최고 타율 기록을 보유 중이다.
|
2018년과 2019년에만 각각 15경기, 2경기를 뛰었는데 이때는 이미 40대 중반을 넘어 은퇴를 준비하던 시기였다.
이치로가 지난 28일 미국 뉴욕주 쿠퍼스타운 명예의 전당 클라크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5년 HOF 헌액식'에서 남긴 연설을 젊은 한국인 타자들이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 이치로는 이렇게 말했다.
|
무조건 이치로의 방식을 따라하라는 말은 당연히 아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한국인 타자들이 적어도 이치로의 연설에 담긴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메시지에 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듯 하다. 그게 바로 롱런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