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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의 고난' 김도영 단 30G로 끝났다…"10억도 안 아까운 선수" 이 말 지키려면 달라져야 한다

최종수정 2025-09-07 01:22

'MVP의 고난' 김도영 단 30G로 끝났다…"10억도 안 아까운 선수"…
5월 5일 고척돔에서 열리는 KBO리그 키움과 KIA의 경기. 몸을 풀고 있는 KIA 김도영.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5.05/

[창원=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10억원도 안 아까운 선수가 될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하고 매년 성장하는 모습 보여 드리겠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1월 김도영에게 파격 대우를 약속했다. 지난 시즌 연봉 1억원보다 4억원 인상된 5억원에 올해 연봉 계약을 마쳤다. KBO리그 역대 4년차 연봉 최고액. 종전 기록 보유자였던 2020년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3억90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그럴 만했다. KIA가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가장 큰 원동력이 김도영이었다. 김도영은 프로 3년차였던 지난해 141경기, 타율 0.347(544타수 189안타), 38홈런, 40도루, 109타점을 기록하며 MVP를 차지했다. 나성범, 최형우, 김선빈 등 주축 타선에 무게감을 더하는 동시에 공격에 엄청난 에너지를 더했다. 장타력에 빠른 발까지 갖춘 김도영을 막느라 상대팀이 애를 쓴 덕분에 다른 타자들까지 동반 상승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김도영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3번이나 울었다. 지난 3월 22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 처음 왼쪽 햄스트링을 다쳤고, 약 한 달 만에 다시 복귀했으나 5월 27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쳐 또 전력에서 이탈했다.

김도영은 2개월 가까이 충분히 몸을 만들어 100% 완치 판정을 받고 8월이 복귀했지만, 복귀 3경기 만인 지난달 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수비 과정에서 왼쪽 햄스트링에 탈이 나는 바람에 또 자리를 비웠다. 왼쪽 햄스트링은 올해만 2차례 부상이 발생했기에 KIA 구단은 설사 김도영이 회복하더라도 시즌을 접게 할 생각이었다. 올해만 야구할 선수가 아니기 때문. 김도영의 2025년은 단 30경기로 끝났다.

김도영은 지난 5일 선한병원과 세종스포츠정형외과에서 검진을 받고 크로스체크한 결과 아직은 부상 부위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소견을 들었다. 정규시즌 20경기밖에 남지 않았기에 자연히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이범호 KIA 감독은 "더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은 시간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 치료를 더 받아야 한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KIA 관계자는 "기술 훈련은 무리인 상태고, 4주 뒤에 다시 재검진을 받기로 했다. 올 시즌은 어렵고, 선수도 복귀를 하면 부담을 느낄 것으로 판단했다. 완벽하게 회복하고 복귀를 목표로 하기로 했고, 지금은 훈련 없이 전문 치료기관에서 치료만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MVP의 고난' 김도영 단 30G로 끝났다…"10억도 안 아까운 선수"…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4회초 1사 1,3루 김도영이 이민석의 스트라이크에 아쉬워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7/

'MVP의 고난' 김도영 단 30G로 끝났다…"10억도 안 아까운 선수"…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5회말 무사 1루 김도영이 윤동희의 땅볼을 처리하다 몸의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7/

김도영이 햄스트링 때문에 애를 먹는 사이 KIA는 몰락했다. 지난해 1위팀이 올해 8위에서 헤매면서 가을야구와 멀어졌다. 30홈런, 100타점, 40도루를 할 수 있는 타자가 갑자기 빠지니 타선이 아주 헐거워졌다. 나성범, 김선빈, 패트릭 위즈덤 등 주축 타자들 대부분이 부상에 신음했지만, 그래도 가장 뼈아픈 부상자를 꼽으라면 김도영이다.

올해도 건강히 뛴 30경기에서는 타율 0.309(110타수 34안타), 7홈런, 27타점, OPS 0.943을 기록했다.

김도영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연봉 5억원에 도장을 찍은 뒤 "이런 큰 금액을 받는 데 팬들의 응원이 가장 컸다. 감사하다. 이제는 마냥 어린 선수가 아니다. 조금 더 금액에 맞게 행동하고, 10억도 안 아까운 선수가 될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하고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각오를 지키려면, 햄스트링 부상이 고질병이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할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 감독은 마무리캠프 기간부터 김도영이 다음 시즌을 대비할 훈련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우선 근육이 붙어야 다른 운동을 할 수 있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MRI 찍은 것을 보고 판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계속 치료를 받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다. 다른 방법은 없다. 마무리캠프를 어떻게 진행할지는 잘 모르겠다. 가을에는 러닝 같은 훈련을 시작해서 몸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그냥 시즌을 끝내버리면 내년 시즌을 치르는 데도 분명 문제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나도 처음 햄스트링을 다쳤을 때 시즌 끝나고 난 뒤에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딱 끝내고 운동을 안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고 다음 해에 다쳐서 30경기밖에 못 뛰었다. 아마 (김)도영이도 올 시즌 끝나기 전에는 다리를 체크하고, 11월쯤에는 트레이닝 파트에서 잘 준비시킬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전과 다른 훈련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한 야구인은 최근 젊은 야수들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는 현상과 관련해 "야구와 관련 없는 근육을 키우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햄스트링을 안 다치려면 일단 러닝을 많이 해야 한다. 요즘 선수들은 러닝보다는 웨이트트레이닝 비중이 높은 게 사실이다. 두산 정수빈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렇게 많이 뛰어도 햄스트링을 다친 적이 없지 않나. 정수빈은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선수가 아니다. 김도영도 지금과 다른 훈련법을 찾는 시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MVP의 고난' 김도영 단 30G로 끝났다…"10억도 안 아까운 선수"…
5월 5일 고척돔에서 열리는 KBO리그 키움과 KIA의 경기. 몸을 풀고 있는 KIA 김도영.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5.05/

창원=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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