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는데, 그래도 시간이 길어서 꼭 마지막에는 복귀하고 싶었거든요."
이범호 KIA 감독은 윤도현을 1군에 올리자마자 붙박이 1번타자로 쓰기 시작했다.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는 과정에서 후반기 꼴찌에 머물며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 윤도현이 타선에 젊은 패기로 에너지를 불어넣어주길 바랐다.
윤도현은 돌아오자마자 타격 재능을 마음껏 뽐냈다. 4경기에서 18타수 7안타(타율 0.389), 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9월 15타석 이상 들어선 KIA 타자 가운데 타율 1위다. OPS는 1.032에 이른다.
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만난 윤도현은 1군 복귀 직후 타격감이 좋은 것과 관련해 "이제 3경기 해서 아직 타격감이 올라왔다고 생각을 안 한다. 그냥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바로 붙박이 1번타자가 될 줄은 몰랐다고.
윤도현은 "솔직히 1번 타순을 지키고 싶은 마음도 있고, (1번 타순이) 잘 맞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있다. 사실 1번타자를 바로 맡을지는 몰랐다. 아무래도 2군에서 경기도 조금 뛰고 올라왔기 때문에, 선발로 뛰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안 했다. 처음부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시즌 아웃까지 거론됐던 부상을 어떻게 빨리 회복할 수 있었을까.
|
윤도현은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2022년 2차 2라운드 15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동기 김도영과 함께 특급 내야 유망주로 평가받았는데, 해마다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1군에서 2023년 1경기, 지난해 6경기 출전에 그친 이유다.
올해도 부상에 울었지만, 그래도 지난 3시즌보다 많은 경기를 나선 것은 긍정적이다. 23경기에서 타율 0.302(86타수 26안타), 5홈런, 11타점, OPS 0.871을 기록하며 재능을 증명했다. KIA가 6월 승률 1위로 상승세를 탈 때 처음 불을 붙인 게 윤도현이었다.
윤도현은 올해를 되돌아보며 "부상이 또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마지막에 이렇게 복귀해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올해도 많은 시간 자리를 비우긴 했지만, 작년과 재작년에 비해서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내 몸을 어떻게 컨트롤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부상을 안 당하는지에 대해서 좀 정립이 된 것 같다. 내년에는 풀 시즌으로 안 다치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그래도 아쉽지만, 중요한 경험을 한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음 시즌에는 타격에 비해 아쉬운 평가를 받는 수비를 보완할 계획을 세워뒀다. 부상 없는 시즌을 보내는 것도 숙제다.
윤도현은 "당연히 수비는 마무리캠프나 스프링캠프 때 많이 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수비가 보완이 된다면, 나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고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 또 한 가지는 아무래도 내가 부상으로 계속 한 달 야구했다가 4~5개월 쉬는 게 반복되면서 몸이 적응도 안 되고 수비에서 안 좋은 모습을 많이 보였다. 부상 없이 쭉 간다면 수비도 솔직히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다시 (좋았던 때로) 돌아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지금은 KIA의 가을야구 희망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한다.
윤도현은 "일단 내가 라인업에 있는 한 꼭 팀이 이겼으면 좋겠고, 이길 수 있게 열심히 하고 있다. 솔직히 경기 차이가 많이 나지 않고, 가능성은 많다고 생각이 든다. 꼭 한번 가을야구에 갔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도현은 6일 NC전에 1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볼넷 1삼진을 기록, 3차례나 출루에 성공했으나 중심 타선의 침묵에 울었다. 잔루 13개를 기록한 KIA는 1대2로 석패해 하루 만에 7위에서 8위로 내려앉았다.
|
창원=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