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인, 강한 멘탈. 이래서 140km로 3년 연속 10승을 했구나. 7연속 4사구 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 KS 조언 "최대한 평정심으로. 그래도 몸이 반응한다"[이천 코멘트]

기사입력 2025-10-16 15:31


현실적인, 강한 멘탈. 이래서 140km로 3년 연속 10승을 했구나. …
LG 임찬규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천=권인하 기자

현실적인, 강한 멘탈. 이래서 140km로 3년 연속 10승을 했구나. …
1일 잠실구장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LG 트윈스 김현수, 임찬규가 기뻐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01/

현실적인, 강한 멘탈. 이래서 140km로 3년 연속 10승을 했구나. …
1일 잠실구장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LG 트윈스 임찬규, 오지환이 기뻐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01/

[이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BO리그 투수들의 구속이 몇년 사이 갑자기 크게 높아졌다. 150㎞를 넘는 투수들은 쉽게 볼 수 있고 155㎞는 물로 160㎞ 가까이 던지는 투수들도 많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ABS가 제구력보다는 구위형 투수들에게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외국인 투수도 빠른공 위주의 투수를 뽑고 있다.

이 시대의 흐름 속에 자신만의 피칭을 하는 이가 LG 트윈스의 임찬규다. 140㎞대 초반의 직구와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을 보더라인에 집어넣는다. 직구가 너무 느리지 않냐는 시각이 있지만 다른 변화구와의 구속 차로 체감 속도를 올리는 전략을 썼다. 110㎞의 커브 이후에 140㎞ 직구를 던져 직구를 더 빠르게 느끼도록 하는 것. 이런 피칭을 하면서 임찬규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2023년 14승을 거두며 국내 최다승을 거뒀고, 지난해 부상으로 한달 정도 빠졌지만 10승을 올리더니 올시즌에도 11승을 거둬 3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이전엔 2018년 11승, 2020년 10승 등 두자릿수 승리가 두번 뿐이었던 것을 보면 지금이야 말로 '임찬규 시대'임을 알 수 있다.

요즘엔 구속이 떨어지는 투수들에게 임찬규가 롤모델이 되고 있다.

다른 투수들보다도 느린 직구지만 이를 자신 있게 뿌리는 멘털이 강하다고 볼 수 있을 듯 싶다.

임찬규는 LG에서 투수조 조장을 몇년 째 맡으며 후배들의 멘털 케어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24일 창원 NC전서 함덕주 백승현 이지강 등 3명의 투수가 무려 7개의 4사구를 연속 기록하며 6연속 밀어내기 실점을 한 적이 있었다. 이는 KBO 역대 최다 연속 4사구 신기록이었다.

5-3으로 쫓기던 LG는 NC에게 적시타를 맞지 않고 밀어내기 4사구로만 6점을 내주며 역전을 당했고 그렇게 5대10으로 패했었다.


당연히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고, 투수조는 더욱 그러했을 듯.


현실적인, 강한 멘탈. 이래서 140km로 3년 연속 10승을 했구나. …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한화전. LG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임찬규.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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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LG 선발투수 임찬규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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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LG전. LG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임찬규.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9.7/
한국시리즈를 대비해 합숙 훈련중인 임찬규를 15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나 그때 당시 어떤 조언을 해줬냐고 물었다.

그러자 임찬규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해줬다"라고 했다. 임찬규는 "나도 그런 경험을 했었고,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서 본인들이 저 기분을 알고 저 상황에 대해 손가락질을 하거나 누군가가 얘기를 한다고 해서 전혀 동요되면 안된다"면서 "우린 할 수 있는게 그냥 공 던지는 것밖에 없다. 다시 공을 던져야 되고 홈런을 맞든 볼넷을 주든 마운드에 나가서 공을 던져야 하기 때문에 그날로 잊고 다시 그런 상황이 잘 일어나지 않으니까 거기에 꽂히지 말고 또 타자들과 승부를 하라고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임찬규는 또 "정말 투수라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라며 "공교롭게 우리에게 그런 일이 생겼다. 그래도 다행히 그 이후에 우리 투수들이 잘 던졌던 것 같다"라며 투수들이 충격을 크게 받지 않고 회복을 한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LG엔 손주영 송승기 김영우 등 부담이 큰 한국시리즈에 첫 등판하는 투수들도 여럿 있다. 임찬규는 이들에겐 "똑같이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하는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누구나 말해줄 수 있는 조언인것 같았는데 이유가 와 닿았다. 임찬규는 "그렇게 한다고 해도 몸이 반응을 하게 돼 있다. 단기전은 몸이 긴장하고 정규시즌보다 부담을 훨씬 많이 받을텐데 생각마저 더 강인하게 먹고 들어가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면서 "나 역시 그랬기 때문에 최대한 펴정심을 유지하고 최대한 편안하게 하려고 해도 몸이 반응을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인지시켜주려고 하고 있다"라고 했다.

임찬규는 지난 2023년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등판했지만 3⅔이닝 1실점을 기록했었다. 지난해엔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 플레이오프에서 1승을 거두며 빅게임 피처로 거듭나 이번 한국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임찬규는 "물론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투수가 되면 좋겠지만 팀이 우승하는게 첫번째다. 팬분들도 아마 내가 승리투수가 되는 것보다 팀이 이기고 우승하는 것에 훨씬 더 관심이 많으실 것"이라며 웃었다.
이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이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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