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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패닉 바잉, 피해야 한다.
그러니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값에 사야 한다. 종종 터무니 없는 FA 거품 몸값이 만들어지는 이유다.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시각의 구단 운영이 중요하다. 센터라인 등 팀의 중요한 포지션에 큰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체계적인 육성과 순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렇다고 무책임한 결정을 해서는 안된다.
오늘의 황당투자가 내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과거 가치에 맞지 않는 과도한 투자를 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가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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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유격수 박찬호의 거취가 화제다. 물밑 경쟁이 붙으면서 거품이 생겼다. 100억원 설도 흘러나온다.
유격수란 특수 포지션인 탓이다. 당장 대안이 없는 원 소속팀 KIA 타이거즈는 물론, KT 위즈,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4개 구단이 확실한 유격수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박찬호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FA 시장이 열린지 수일째. 1호 계약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건 박찬호의 몸값이 '과도하다'는 구단들의 판단 때문이다. 박찬호 계약이 정리돼야 실탄을 아낀 팀들이 다른 선수와의 협상에 나설 수 있다.
그나마 지난해 한화 이글스 처럼 서둘러 먼저 나서는 팀이 없을 뿐이다. 과열된 몸값 거품이 아주 조금 잦아들기를 기다리는 상황. 누구나 납득할 만한 '적정가' 계약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00억원까지는 아니라도 말이다. 실제 박찬호와의 계약 타결이 임박한 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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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박찬호가 전혀 필요 없는 5개 구단은 모두 올시즌 가을야구에 오른 상위 5개 팀들이다.
우승팀 LG 트윈스는 유격수 최고 몸값인 터줏대감 오지환이 버티고 있다. 2위 한화 이글스는 지난해 FA 시장에서 심우준을 영입했다. SSG 랜더스, 삼성 라이온즈, NC 다이노스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젊은 유격수 3총사 박성한, 이재현, 김주원이 버티고 있다. 유격수 고민을 완벽하게 지워준 선수들. 시장에서 비싼 돈 주고 외부영입한 한화를 제외한 나머지 상위 4개 팀들은 장기적 안목과 체계적 육성을 통해 핵심 포지션 걱정을 해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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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준 이적 후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KT 위즈, 노진혁 투자에 실패한 롯데 자이언츠, 비FA 다년계약에 실패하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KIA 타이거즈, 김재호 은퇴 후 수많은 젊은 유격수 자원을 키워내지 못한 두산 베어스가 대표적 패닉 바이어들. 최하위 키움도 선뜻 나서고 있지 못할 뿐 유격수가 필요한 팀이다.
이들 하위권 팀들 중 박찬호를 비싼 값에 영입하는 팀은 과연 내년 시즌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을까. '게임 체인저' 여부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존재하는 게 사실.
최종 선택은 구단의 몫이다.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많은 돈을 투자해 박찬호를 잡는 하위팀이 만에 하나 내년 시즌 상위권 도약에 실패하면 파생되는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