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동걸린 창원 LG의 뒷심, 어디까지 가능한가

기사입력 2016-02-01 07:12


창원 LG 김영환이 1월 31일 고양 오리온전에서 슛을 날리고 있다. 사진제공=KBL

맥없이 가라앉는 듯 했는데, 다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최근 몇 년간 후반기 판도를 쥐락펴락했던 창원 LG 세이커스. 올해도 막판 뒷심이 심상치 않다. 1월 31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시즌 KCC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전에서 91대73 완승. 마지막 6라운드 첫 경기를 산뜻하게 승리로 만들었다. 시즌 내내 선두 싸움을 이어왔던 고양 오리온스에 1~3라운드 경기를 내줬는데, 4~6라운드 3경기를 모두 이겼다.

2월 1일 현재 17승29패, 승률 3할7푼이고 10개 팀 중 9위로 처져있다. 하지만 최근 상승세를 보면 '9위 팀'이 아닌 '6강 경쟁팀'이다.

지난해 12월 30일 안양 KGC 인삼공사전 부터 1월 31일 고양 오리온전까지 12경기에서 8승4패, 승률 6할6푼7리를 기록했다. 6강 팀과의 맞대결 성적이 눈에 띈다. 8승 중 6승을 상위권 팀을 상대로 챙겼다. 이 기간에 고양 오리온과 안양 KGC를 맞아 2승씩 거뒀고, 서울 삼성 썬더스와 원주 동부 프로미를 1번씩 꺾었다. 하위권을 넘어 상위권 순위의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 시즌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주포 트로이 길렌워터가 최근 2경기 출전 징계를 받았다. 길렌워터가 팀 득점에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2게임을 내줘야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창원 LG는 위기에서 더 강했다. 길렌워터가 빠진 2경기에 1승1패로 선방했다. 어려울 때 강한 집중력, 팀 워크가 살아났다. 단신 외국인 선수(1m93) 샤크 맥키식이 인상적인 활약을 해줬다.

심판 판정에 예민했던 길렌워터는 출전 정지 징계가 풀린 후 묵묵히 에이스 역할을 수행했고, 팀의 기둥인 센터 김종규는 꾸준했으며, 주장 김영환는 살아났다. 김영환은 1월 31일 고양 오리온전에서 3점슛 6개를 터트리며 26점을 넣었다. 지난 1월 24일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전에서 3점슛 6개를 기록한데 이어, 다시 한번 무섭게 폭발했다. 최근 5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김종규는 최근 8경기 중 5경기에서 10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잡았다.


흐름을 끌어가고 있는 창원 LG는 어디까지 치고올라갈 수 있을까. 이제 마지막 6라운드 8게임이 남았다. 현실적으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어렵다. 그렇다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월 1일 현재 창원 LG와 6위 원주 동부(23승23패)의 승차는 6게임. 창원 LG가 남은 8경기에서 전승을 거두고, 원주 동부가 1승에 그친다면 6위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가능하다. 창원 LG가 6라운드 맞대결에서 이기고, 두 팀이 25승29패 동률이 되면 상대 전적이 3승3패로 상대 공방률(득실차)를 따져봐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원주 동부가 유리하다. 어디까지나 7위 부산 kt 위즈(19승27패), 서울 SK 나이츠(18승28패) 등 다른 변수를 배제한 단순 계산이다.


성적 이상으로 중요한 게 자존감 회복이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다고 해도, 후반기의 분위기 반등이 팀 이미지 제고에 힘이 된다. 의미있는 도전으로 기억될 것이고,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 진 감독과 선수들은 인터뷰 자리에서 자주 "매경기 최선을 다해 이길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6강이 어렵다면 최대한 순위를 올려놓겠다"고 말한다.

최근 2년간 막판에 강한 뒷심을 보여준 창원 LG다. 지난 시즌 5~6라운드 18경기에서 16승(2패)을 거두며 8위에서 뛰어올라 4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2013~2014시즌에도 후반기에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정규시즌 정상에 올랐다. 창원실내체육관 홈팀 라커 출입구 근처에는 지난 두 시즌 후반기 성적이 큼지막하게 적혀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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