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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작은 선수가 농구를 하려면 제약이 많다. 높이 대신 스피드를 살려야 하는데 세월이 문제다. 나이를 먹으면 키는 줄어들지 않지만 스피드는 현저하게 저하된다. 30대 중반부터는 하락세가 심해진다.
양동근은 6강과 4강 PO를 이날까지 34차례 뛰었다. 챔피언 결정전도 무려 31경기를 소화했다. 팀을 5차례 우승으로 이끌었고 본인은 PO MVP를 세차례나 받았다. 역대 최다 수상이다.
늘 큰경기에서는 더욱 더 집중력을 발휘한다. 어려운 상황이면 골이 더 잘 들어간다. 이른바 스타기질이다. 양동근은 경기후 "이겨서 좋다. 플레이오프는 즐기는 시간이라고 유재학 감독님이 말씀하셨다. 공격적으로 하려 했고, 슛감도 좋았다"고 말했다.
팀후배 루키 이종현은 이날 7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허버트 힐이 제역할을 하지 못해 부담감은 두배, 세배였다. 자유투를 4개 연속 실패하기도 했다. 양동근은 이때 이종현에게 다가가서 한 마디 했다고 했다. "괜찮아, 들어갈때 있고, 안 들어갈때 있어. 그냥 잊어."
'영혼의 동료'라 불리는 함지훈에게도 때로는 쓴소리를 한다. "넌(함지훈) 슛 자질이 있으니 자신감 있게 마구 던져. 제발." 주장의 '잔소리', '충고'는 애정표현이다. 이날 3쿼터 한때 동부가 맹추격했지만 유재학 감독은 잠시 경기를 지켜봤다. 양동근을 중심으로 뭉칠 선수들을 알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경기후 "역시 큰 경기는 양동근 함지훈이 중심을 딱 잡아준다"고 했다. 이만한 칭찬이 없다.
울산=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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