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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미리 짜여진 각본과 같은 대진표가 완성됐다. 사연과 흥미가 함께 담겨 있는 대결 구도다.
협회와 연맹, 그 승자는?
초반에는 '스타2'를 먼저 시작했던 연맹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협회 게이머들이 '스타1'으로 계속 대회를 치르다 지난해 중반부터 '스타2'로 뒤늦게 종목을 전환했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협회 게이머들의 두각이 두드러진다. 기업팀이기에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 속에서 경기 준비에만 몰두할 수 있는데다, 빠른 적응력, 그리고 팀리그인 프로리그를 통해 지속적으로 실전 경험을 쌓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연맹의 경우 스폰서를 지속적으로 물색해야 하는 비기업팀이 대부분으로 팀 체제가 불안정한데다, 국내 대회가 별로 없어 해외 대회를 자주 들락거려야 하는 등 팀워크를 다질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하다. 연맹의 존립 기반 자체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협회와 연맹의 '장군멍군'은 진행중이다. 협회가 16강전에 무려 10명을 진출시킨 반면 연맹은 6명에 그쳤던 것. 하지만 연맹 소속 6명 가운데 무려 5명이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이 기세에 눌린 협회 선수들은 고작 3명만 8강에 이름을 올렸다. 이를 거쳐 4강에는 나란히 2명씩 진출시켰다. 두 단체의 마지막 자존심이 4강에 달려 있다.
사연도 역시 스타리그!
전통의 스타리그답게 4명 모두 사연이 많다. 승리에 대한 갈망이 각자 남다른 이유다.
정윤종은 지난해 10월 '스타2'로 열린 첫번째 스타리그에서 박수호(MVP)를 꺾고 본인의 첫 우승을 차지했다. '스타1'에서는 유망주로만 꼽혔지만, '스타2' 전환을 통해 진정한 팀의 에이스로 거듭난 것이다. 하지만 확장팩 '군단의 심장'이 나온 이후 첫번째 대회인 지난 4월 WCS 시즌1에서 32강전조차 뚫지 못하며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자존심을 구겼다. 그리고 절치부심해 나온 이번 스타리그에서도 16강전에서 재경기까지 가는 어려움을 겪은 끝에 이 자리까지 올랐다. 4강에 오른 유일한 프로토스 플레이어이기에, 종족 자존심도 달려 있다.
이신형은 현재 '대세'로 꼽힌다. 시즌1 결승전에서 김민철(웅진)에 대역전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일주일 후 열린 시즌1 파이널에선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김민철과의 8강 대결에서 3대0의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더 강해진 모습이다. 이신형은 오는 8월3일 열리는 프로리그 결승전에서도 에이스로 나서 팀의 창단 후 첫 우승을 이끌 태세다. 1주일만에 프로리그와 스타리그를 함께 제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이신형은 "조성주와의 4강전 고비만 넘기면, 우승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
최지성은 스타리그의 역사를 갈아치웠다. 88년생인 최지성은 만 25세6개월만에 처음으로 스타리그 4강에 올랐다. 역대 최고령 스타리그 4강 진출자다. 이전에는 임요환이 2005년 So1 스타리그에 만 25세1개월만에 4강에 오른 것이 최고 기록이었다. '스타1'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최지성은 '스타2'로 전환된 후 '대기만성'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8강전까지 8세트 연속 승리를 기록, 기세상으로는 4강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좋다.
조성주 역시 스타리그의 역사를 새로 쓸뻔 했다. 97년생인 조성주는 만 15세11개월만에 4강에 올랐다. 최연소 스타리그 4강 진출은 이영호(KT·만 15세1개월)가 2007년 열린 다음 스타리그에서 기록했다. 이영호는 최연소 스타리그 우승 기록(만15세8개월)도 가지고 있다. 조성주가 비록 새로운 기록을 쓰지는 못했지만, 이영호가 스타리그를 통해 최고의 스타로 발돋음했던 것처럼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리겠다는 각오다. 만약 이신형을 물리친다면, 세계 e스포츠팬들에게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