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새 얼굴이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 많아야 한 프로그램당 한 명 정도. 방송사 입장에선 시청률을 보장해주는 톱스타들 대신 굳이 '예능 새내기'들을 쓸 이유가 없다. 섭외 요청은 일부 스타들에게 집중되기 마련이다.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예능 경험이 전혀 없는 연예인들을 섭외하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 만큼은 이런 일반적인 캐스팅의 법칙을 조금 비켜나간다. 바로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 10분에 전파를 타고 있는 KBS '우리동네 예체능'.
깜짝 스타가 유독 많이 배출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것은 메인 MC 강호동이 아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새 얼굴들이 등장해 주목을 받곤 한다.
탁구편에선 배우 조달환이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섭외 당시 출연진들 조차 "누군지 모르겠다. 직업이 뭐냐?"는 반응을 보였을 정도. 데뷔 10년이 넘은 배우지만,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릴 기회는 없었다. 그러나 선수 못지 않은 탁구 실력으로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어리숙해 보이는 캐릭터도 그의 인기에 한 몫을 했다. 이제 '탁구의 신' 조달환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 특별 게스트 형식으로 프로그램에 합류했던 조달환은 탁구 편이 끝난 뒤에도 고정 멤버로서 활약을 펼쳤다.
배우 김혁 역시 '우리동네 예체능'이 배출한 깜짝 스타. '우리동네 예체능'을 통해 얼굴을 알리기 전, 그를 알고 있었던 팬들은 얼마나 됐을까? 지난 2005년 MBC 시트콤 '논스톱5'로 데뷔했지만, 조달환과 마찬가지로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하지만 '우리동네 예체능'에 출연한 이후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는 등 스타덤에 올랐다. 농구 선수 출신으로서 뛰어난 농구 실력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유독 깜짝 스타가 많이 배출되는 이유는 다른 예능 프로그램과 다른 '우리동네 예체능'만의 프로그램 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보통의 예능 프로그램에선 출연자의 말솜씨와 예능인으로서의 재주가 곧 실력이자 무기다. 하지만 '우리동네 예체능'에선 다르다. 운동 실력이 바로 경쟁력이다. 조달환과 김혁도 예능 감각보다는 운동 실력으로서 인정을 받았다. 김혁과 함께 tvN 드라마 '빠스껫 볼'에 출연했던 한 배우의 매니저가 "우리도 농구 연습을 더 열심히 할 걸 그랬다"며 아쉬워할 정도.
'우리동네 예체능'의 캐스팅 기준 역시 예능감보다는 운동 실력에 맞춰진다. 진행 능력이 뛰어나거나 재주가 많은 연예인을 섭외하기 보다는 운동 대결을 펼치는 '우리동네 예체능' 팀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될 수 있는 연예인들을 섭외하는 것. 그러다 보니 그 과정에서 예능에 자주 얼굴을 비춘 적이 없는 예능 새내기들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오르내리게 된다.
여기에 새 얼굴들의 기를 살려주는 메인 MC 강호동의 역할도 크다는 평가다. 강호동은 새롭게 합류하는 멤버들에게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지며 카메라에 얼굴을 비출 수 있는 기회를 노련하게 배분하고 있다. 예능 새내기들이 자신만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는 셈.
한편 '우리동네 예체능'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