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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배선영·조지영 기자] 배우 예지원(43)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국가대표급 슬랩스틱, 프랑스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불어 연기, 8세 연하와 환상 케미스트리. 이 모든 걸 충족시킬 배우가 또 있던가? 백번을 생각해봐도 천번을 생각해도 '이사도라'는 예지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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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경은 서해영에게 애정이 있어요. 직원으로서 서해영은 좋은 아이디어를 내고 성실함까지 갖췄지만 융통성 없이 속 터지게 하는 부분이 있어 계속 구박하게 되는 것 같아요. 늘 자기 밥그릇 하나 챙기지 못하고 당하기만 하는 서해영이 답답했을 거예요. 그런 데다 자신을 '이사도라'라고 부르며 투정이나 부리고 있잖아요(웃음). 이사도라를 돌게 만드는 포인트가 아닐까요? 하하. 회식에서 생긴 서해영의 도발도 마찬가지죠. 동생과 이름이 똑같은 여자가 동생처럼 결혼식을 파투냈는데 그걸 또 자랑처럼 회사에서 떠벌리고 다니니까 화가 나죠. 전해영도 저렇게 했을까 싶었겠죠? 게다가 뷔페를 못 먹게 됐잖아요. 다들 한 번쯤 경험 있지 않나요? 뷔페 간다고 전날부터 굶었는데 못 가게 됐을 때 그 허탈감은 엄청난 분노를 일으키죠. 박수경 입장에서 서해영은 전해영에게 못한 화풀이 대상이죠. 그러면서도 서해영이 짠하게 느껴지는 박수경이니까 감싸주고 싶기도 하고요. 그 사례가 박치기 사건이죠. 분노에 차오른 서해영이 전해영에게 박치기를 하려던 순간, 이를 막은 건 박수경이잖아요. 혹여 이 사건으로 서해영이 회사에서 잘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에 자신이 먼저 이마를 가져다 댄 거죠. 박수경에게 서해영은 애증이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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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애드리브는 그동안 제가 경험했던 것들을 따온 것들이죠. SBS '정글의 법칙'에서 만난 태미에게 태권도를 배웠는데 그때 배운 발차기를 이번에 보여줄 수 있게 됐죠. 간혹 등장하는 액션 중에 손으로 위협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건 연극에서 따온 거예요. '사람 인(人)'을 표현한 손 모양이었고 상대에게 '사람답게 행동해라'라는 메시지를 던진 거죠. 연극 '홍도'에서 '나가! 나가! 나가!'라는 대사가 있는데 이번에 마을 지키미를 집에서 쫓아낼 때 사용했죠(웃음). 사랑의 상처 때문에 술만 마시면 불어로 주사를 부리는 것도 박해영 작가의 아이디어로 시작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더욱 다양한 메시지를 전하는 수단으로 애드리브를 사용하고 있어요. 요즘엔 좀 더 발전시켜서 각종 샹송, 영화 대사, 성경 구절 등을 불어로 말하고 있죠. 특히 샹송에 사랑에 관련된 좋은 가사가 많거든요. 박수경의 상황과 딱 맞는 가사들이죠. 매회 술을 먹는 박수경 때문에 드라마에서 술 냄새가 난다고요? 하하. 그래도 점점 줄이고 있어요. 박수경도 알고 있는 불어가 바닥나고 있거든요. 하하. 이런 애드리브들을 포용하고 감싸주는 제작진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 애드리브를 받아주고 표현할 수 있게 현장을 열어준 송현욱 PD에게 정말 고마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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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니었다면 영어일 수도, 일어일 수도 있겠죠? 제가 불어를 하는 바람에 이진상도 불어를 하게 된 상황이죠(웃음). 아마 많이 힘들 거에요, 저 때문에. 하하. (김)지석이가 처음에 제 애드리브를 보고 많이 무서워하더라고요. 저도 몰랐는데 얼마 전 메이킹 영상을 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후배들이 많이 힘들었겠다'라는 반성을 했죠(웃음). 프랑스 영화처럼 해달라는 송현욱 PD 부탁만 아니었다면 이 정도가 되지 않았을 텐데…, 하하. 처음에는 지석이도 황당해하고 힘들어했는데 점점 저와 동화되면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하하. 그리고 박수경과 이진상의 로맨스는…, 글쎄요? 이뤄질까요? 이진상이 박수경을 여자로 봐줄까요? 불안하지만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품는 게 정(情)이에요. 같이 사는 정이 원래 무서운 거죠. 오해영과 박도경 커플도 같이 살면서 부딪히는 정으로 이뤄졌잖아요. 살 부대끼는 정, 밥 같이 먹는 밥 정이 정말 무서운 거예요. 하하."
<[출장토크③]로 이어집니다>
sypova@sportschosun.com·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tvN '또 오해영' 스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