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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배우 한지민이 KBS UHD 유네스코 세계유산 8부작 '자연의 타임캡슐' 중 7편 '선비의 물길 하회마을'편의 내레이션을 맡았다. 한지민은 영화 촬영으로 바쁜 스케줄을 보내고 있지만 본 다큐멘터리 내레이션 녹음에 흔쾌히 응하며 다큐멘터리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였다. 녹음 당일 봄꽃 같은 화사한 미소로 녹음실을 찾은 한지민은 평소 단아하고 고운 이미지처럼 차분하고 진중한 톤으로 녹음에 임해 본 다큐멘터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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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동안 유교의 이상에 따라 양반과 평민의 가옥이 조화롭게 배치되었다"
풍산 류씨의 씨족마을로 굽이치는 낙동강 물길이 끌어안고 태백산과 일월산의 산맥이 병풍처럼 펼쳐진 마을.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지정된 안동 하회마을은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 속에 지난 600년 시간의 흔적을 묵묵히 지켜왔다. 산과 들은 풍요롭고 그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사람들은 자연에 순응하고 부지런히 자신의 터전을 일구며 살아간다. 마을 사람들은 때가 되면 초가지붕의 짚을 바꾸는 작업을 하고 풍산 류씨 가문의 불천위제사를 함께 모시며 전통마을의 정체성을 이어가고 있다. 넉넉한 자연의 품안에 깃든 오랜 마을의 내밀한 이야기를 찾아간다.
물돌이 강, 한 송이 연꽃처럼 피어있는 마을
"시냇가에 살기 좋은 곳은 영남의 하회와 도산이 최고다" -1715년 이중한 '택리지'
안동 하회마을은 수백 년 대를 이어 살아온 사람들의 터전이고 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뭇 생명들의 고향이다. 멀리서 보면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은 생명들로 기운이 넘치는 곳이다. 해발 64m의 절벽 부용대 앞 모래사장에는 멸종 위기종인 표범장지뱀이 포식자로 활동하고 개미귀신이라 불리는 잠자리 유충이 모래밭에 미로 같은 집을 만들어 기이한 장관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땅을 고향처럼 여겨 봄이면 찾아오는 제비는 하회마을의 또 다른 주민이다. 사람 가까이에 살아 제 새끼들을 지키며 사는 제비부부는 올해도 어김없이 한 노부부의 초가집에 들어와 두 계절을 지낸다. 온종일 지저귀는 제비들에 신경이 곤두설 법도 한데 노부부는 조용한 집에 찾아온 제비 가족이 그저 반갑기만 하다. 연출을 맡은 배용화 PD는 제비와 노부부의 동거 일기를 주목해서 본 다큐를 본다면 세계유산으로서 하회마을이 지니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큰 주제를 보다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이외에도 음력 7월 16일 한여름 밤, 부용대 밑에 흐르는 강 위에서 펼쳐지는 '선유줄불놀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불붙은 솔가지 묶음이 부용대 절벽에서 강으로 폭포처럼 떨어지는 옛 선비들의 불꽃놀이는 그야말로 눈부신 장관을 선사한다. 한지민의 목소리로 듣는 '자연의 타임캡슐' 7편 '선비의 물길 하회마을'은 오는 30일 목요일 밤 10시(KBS1)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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