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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30년까지 오랜기간 사랑받는 개그맨은 많은데, '인기 많은 신인 개그맨'은 왜 없을까.
▶영화나 콘서트, 뮤지컬은 생활화 되었는데, 코미디, 개그는 왜 TV로만 볼까.
▶TV를 떠나 1인 미디어를 차린 개그맨들은 왜 아직 아마추어 수준일까.
그는 최근 "대한민국 코미디의 발전과 신인 개그맨 육성을 위한 코미디 브랜드 '윤소그룹'을 출범한다"며 나섰다.
윤소그룹은 '코미디와 문화의 접목 발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신개념 개그문화 브랜드다.
기존 극단의 형태를 브랜드화 시켜 아카데미를 통해 신인 개그맨을 육성하고, '공개코미디'의 형태로만 명맥을 유지하던 개그 콘텐츠를 시대의 흐름에 맞게 다양한 산업과 연계하겠다는 포부다. 가수나 배우들에게만 주어졌던 체계적인 시스템을 도입해 '오합지졸'과 같았던 코미디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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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들은 히트곡을 내면, 예능에 출연하고 광고를 찍으며 공연으로 수입을 올린다. 화보 촬영 등 부수입도 줄을 선다. 하지만 개그맨들은 힘겹게 준비한 코너가 히트 쳐도, '그 다음'이 없다. 윤형빈은 "송영길과 이상훈의 '니글니글'이라는 코너가 큰 인기를 얻었을 때, 둘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방송일정과 회의, 행사에 치어서 진도가 나가지 못하더라. 한창 티켓파워가 있는데도 엄두를 못내는 거다. 즉 물이 들어왔는데 노를 젓지 못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예를들어 신인 아이돌이 주목을 받았다고 치자. 기획사의 직원들은 일제히 홍보전략을 들고 나오고, 콘서트가 기획한다. 체계적인 연습과 교육이 가해지고, 다향한 '응용 방안'이 수립되는데 개그맨들이 본인들이 해야 하니 인기를 얻고도 '짐'이 된다. 윤소그룹은 바로 그러한 아이러니를 '프로'답게 대응해 나가자는 취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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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빈은 "'개그, 코미디가 돈이될까'라는 물음에 대해 실험을 많이 해봤다. '홍대 코미디 위크' 이경규 선배님께서 '응답하라 이경규'를 공연하셨는데, 반응이 대단했다. 13회 전회가 순식간에 매진되었고, 미국에도 갔는데, 2000석 공연장에 교민분들이 꽉 들어차시더라. 소극장에 코미디를 보러 오시는 분들 중에는 100번을 넘게 찾으신 분들도 계신다. 만족도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윤형빈은 "공연이 기반이지만 그것을 찍으면 '영상' 아닌가. '유병재의 스탠드업 코미디'도 하나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이제는 콘텐츠 시대다. '김생민의 영수증'도 팟캐스트에서 시작됐다. '막돼먹은 영애씨'도 처음에는 카메라 한대만을 가지고 시작됐지만 지금은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가 됐다. 콘텐츠가 좋으니 방송사에서도 사가는 것 아니겠나. 개그, 코미디 콘텐츠를 'TV속 코너'만이 아닌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다각화 하고 싶고, 그를 위한 자본 투자와 시스템 정립을 이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을 TV가 아닌 불러낼 '극장'은 윤소그룹의 터전이자 콘텐츠 공장이며 식구들의 사업체이다. 하지만 미래를 감안한다면 '학교'이기도 하다. '윤소그룹'은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체계적인 신인을 길러내고 있다. 발성과 연기부터 개인기나 리액션, 실전연습까지 교육한다. 윤형빈은 "혹시 '기억에 남는 신인 개그맨', '주목하는 신인 개그맨'이 있나. 쉽게 이름이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공채를 뽑았는데, 실력은 부족하고 경험이 없으니 '검증된 선배'들만 계속 쓸 수 밖에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식 자랑' 같지만 현재 윤소그룹에 속한 신인들이 '코미디 빅리그'에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인데, 그 어떤 신인들보다 잘한다고 자부한다"며 "무대 위에 서는 횟수와 공부의 양이 압도적이니 그럴 수 밖에 없다. 방송사 공채가 '공립학교'라면 윤소그룹은 '사립학교'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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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빈은 "공연 마칠 때 늘 하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 사는 세상, 웃을 일이 너무도 없지 않나. 그런데 여기, 웃겨보려고, 웃게해 드리려고 '별짓 다하는' 사람들이 있다. 혹시 한가하실 때, 그 사람들이 어떤 노력과 에너지를 뿜어내는지 한번이라도 보러 와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ssale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