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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미스 함무라비'를 향한 반응이 뜨겁다. 현실감 넘치는 대사와 디테일이 다른 생활밀착형 에피소드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호평을 이끌어 낸 것.
판사의 출근길도 우리와 다르지는 않다. 그러나 박차오름은 달랐다. 쩍벌남과 고성 통화로 사생활을 중계하는 아줌마 앞에 등장한 박차오름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법을 구사하며 지하철에 평화를 불러왔다. '인간사이다' 박차오름은 성추행도 가만히 지켜보지 않았다. 동영상으로 증거를 남긴 후 "여학생이 엉덩이로 손을 자꾸 비빈다. 연약한 남자라고 당하고 살면 안 된다"는 비아냥으로 잽을 날리고 핸드폰을 빼앗으려는 '고오환' 교수에게 니킥을 작렬했다. 불의를 보면 지나치지 않는 정의감에 웃는 얼굴로 돌직구도 시원하게 날리는 열혈 초임판사 박차오름의 범상치 않은 첫 등장은 그의 활약에 기대감을 높였다.
#'이상' 박차오름 VS '원칙' 임바른의 '다름', 팽팽한 설전으로 보여준 '판사'란 무엇인가!
같은 판사지만 박차오름과 임바른은 성격부터 가치관까지 극과 극이었다. 임바른은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냉정하게, 룰대로만. 인공 지능처럼"이라고 한정 지었지만 박차오름은 "시궁창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과 맨땅 위에 서 있는 사람이 싸우고 있으면 시궁창에 빠진 사람 손잡아서 꺼내보려고 발버둥이라도 쳐볼래요. 어설프게 오버하면서"라고 반박했다. 특유의 공감 능력으로 사건마다 감정을 이입하는 박차오름에게 "재판은 정확도 중요하지만, 신속도 생명입니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사건에 매달리면 다른 사건 처리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정의도 한정된 자원이다"라고 임바른은 다그친다. 하지만 "임 판사님 말처럼 세상의 모든 시시비비를 끝까지 밝혀내는 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르죠. 그래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거고요. 근데요, 그 기준이 단지 피해 금액뿐일까요?"라고 자신의 신념을 꿋꿋하게 어필하는 박차오름의 대비는 흥미롭다. '틀림'이 아닌 '다름'에서 온 두 사람의 설전은 '판사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며 깊은 여운을 선사했다.
#우리가 몰랐던 법복의 무게 "주권자인 국민이 사법부에 위임한 임무를 상징한다"
드디어 시작된 박차오름의 첫 재판에 앞서 한세상은 법복을 직접 입혀줬다. "이 옷은 주권자인 국민이 사법부에 위임한 임무를 상징하는 겁니다. 명심하세요." 법복에서 판사라는 직업의 무게를 느낀 박차오름의 눈빛은 열의가 넘쳤다. 박차오름과 한세상의 진정성 넘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뭉클하게 전달됐다. 이날 분당 최고시청률 6.2%를 기록한 최고의 1분의 명장면으로 꼽히기도.
#"오십 보와 백보가 어떻게 같을 수 있죠? 티끌 하나 없어야 잘못을 물을 수 있나요?"
피고와 원고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불판사건' 조정을 맡게 된 박차오름은 양측이 진정으로 합의에 승복하지 않았다며 조정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양측 모두 잘못이 있다는 한세상의 말에 박차오름은 동의할 수 없었다. "오십 보와 백보가 어떻게 같을 수 있죠? 티끌 하나 없어야 잘못을 물을 수 있나요?"라는 박차오름의 질문은 평범한 우리가 법 앞에 묻고 싶었던 질문이기도 했다. 각자의 사정을 세밀하게 돌아본 박차오름은 모두가 승복할 만한 결과를 냈다. 그것이 박차오름의 정의였다. 손쉬운 합의가 아닌 마지막까지 귀를 기울인 박차오름의 고군분투는 작은 변화를 가져왔다. 부장판사 한세상은 초임 시절 '잘 듣는 판사가 되라'는 선배의 조언을 떠올렸고, 임바른은 "법복을 입으면 사람의 표정은 지워야 하지만, 사람의 마음까지 지워선 안 되는 거였는데, 보지 못했다. 마음으로 보면 볼 수 있는 것을. 끝까지 눈을 떼지 않고, 봐준 사람도 있는데"라고 스스로를 돌아봤다. 박차오름의 성장이자 민사 44부의 성장이었다.
한편, '미스 함무라비'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1시 JTBC에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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