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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도, 인생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
이런 그가 지난달 30일 2019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10년을 맞은 이 시상식에서 뮤지컬인이 수상하기는 처음이다. "뜻 깊고 영광이지만 저에게는 과분합니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요. 그동안 함께 애써온 모든 뮤지컬 배우와 스태프를 대신해서 받은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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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자 미넬리가 검은 모자를 쓰고, 흰 장갑을 끼고, 손가락을 튕기면서 춤 추는 장면을 봤어요. 묘한 움직임에 전기 충격을 받은 듯 했죠.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그게 밥 포시의 춤이라는 알게 되었죠.(웃음)"
그에게 큰 영향을 준 밥 포시는 '시카고', '올댓재즈' 등으로 유명한 브로드웨이의 전설적인 안무가다. "뮤지컬의 춤은 발레에서 가져다 많이 썼는데 포시는 극장 쇼에서 에로틱한 동작을 가져와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었어요. 발끝, 손끝만 살짝 움직여 관객들을 매료시킨다는 게 놀라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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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은 노력하면 어느 정도 배울 수 있으나 안무는 타고난 DNA가 있어야 할 수 있다고들 한다. 무대라는 3차원 공간에서 펼쳐지는 드라마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있어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안무는 작품에 녹아들어야 합니다. 그러기위해서 안무가는 오감이 열려있어야 해요. 극본을 잘 이해해야 하고, 음악의 템포와 리듬감을 해석해야 합니다. 무대 미학도 봐야죠. 그래야 배우들의 움직임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그는 가장 경계하는 것은 매너리즘이다. 그래서 새로운 영감을 얻기 위해 뮤지컬 뿐아니라 영화, 오페라, 미술전, 심지어 꽃꽂이 전시까지 자주 다닌다. 색채감과 구도, 카메라 기법 같은 것을 참고해 새로운 안무에 응용하기 위해서다.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건만 완벽할 수는 없다. 지금도 작품을 올리고 나면 여전히 후회가 남는다. '아, 이렇게 할 걸…'이라는 만시지탄이 든다. 그러면서 또 자신을 다그친다.
"저의 인생이 곧 춤이고, 춤이 저의 인생입니다. 다른 건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라며 특유의 어린아이 미소를 지은 그는 "언젠가 최고의 배우들을 모아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같은, 오로지 춤으로만 이루어진 작품을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며 눈을 반짝였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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