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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지금의 벤은 자타공인 '음원퀸'으로 꼽힌다.
"슈퍼루키즈에서 우승해서 SBS '인기가요'에 나갈 수 있는 권한을 받았고 KBS2 '뮤직뱅크' 무대까지 단 두 번의 무대가 끝이었다. 나는 원래 자신감이 있는 친구가 아니었다 보니 자존감이 하락하는 느낌이었다. 내 자리가 아닌 것 같은데 있어야 하는 느낌이었다. 무대에 올라가면 3분의 시간이 주어진다. 여기에서 잘 해야 하는데 데뷔했을 땐 무대가 무서웠다. 나는 가수를 꿈꿨던 친구가 아니기 때문에 연습생 생활이 없이 데뷔했다. 그런데 무대가 무섭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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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싱어VS'는 1등을 안하면 이슈가 안되니까. 입시준비 했던 학생 때로 돌아가서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그런데 지금도 그때의 영상을 보면 그 떨림이 아직도 와서 못 본다. 그때 했던 모든 무대가 다 그렇다. 트로트 경연부터 시작해 경연 프로그램에 정말 많이 나갔다. 이걸 해야 내 노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늘 나한테는 절실했다. 사실 흑역사라고 할 수도 있다. 옛날에 노래한 건 아직도 부끄러워서 잘 못 듣는다. 어떻게 내가 가수가 됐나 싶다. 그래도 그때가 없었다면 지금 내가 이렇게 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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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가수로서의 커리어는 아직이었다. '마이네임 이즈 벤(MY NAME IS BEN)', '소울 메이트(Soulmate)' 등을 꾸준히 발표했지만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물론 2016년 tvN 드라마 '또 오해영' OST '꿈처럼'이 OST 차트에서 13주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며 각종 행사와 방송 출연이 늘어났지만 자신의 노래 보다는 경연곡이나 OST를 불러야 하는, 아직은 무명에 가까운 가수였다.
"가수로 데뷔하고 늘 의아했다. 나는 왜 이렇게 무대에 서기가 힘들까 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정말 노래하고 싶은데 '왜 앨범을 못 내는 거야, 안 내는 거야'할 정도로,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할 정도로 그랬다. 포맨 콘서트의 코러스로 시작해서 바이브 포맨 콘서트의 게스트로 섰고, 늘 누군가의 게스트였다. 어떤 행사에 가도 내 노래보다는 커버곡을 불러야 하는 가수였다. 나도 내 무대를 잘 할 수 있는데…. 그게 늘 속상했다. 늘 그런 생각을 한다. 그때 운이 좋아서 잘 됐다고 해도 오래 못 갔을 것 같다. 한번 내가 경험해봐야 하는 일이었다. 학원에서 노래를 잘 했을 뿐 나를 잘 몰랐던 시기였다. 입시 준비만 했던 그 자만으로 잘 됐다면 실력이 늘지 않았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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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리스트를 정하는데 들려주고 싶은 곡도, 좋아해주신 곡들도 많아서 곡을 추리기가 어려웠다. 언제 이렇게 왔나 싶다. 큰 욕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인정받고 내 노래가 알려질 거다'라는 믿음만 갖고 왔다. 그런데 이 노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고,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을 언제 내가 이렇게 걸어왔는지 신기하고 뿌듯하고 보람도 있고 먹먹하기도 하다. 최근 초등학생 팬들이 정말 많이 늘어났다. 그 친구들을 보며 이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고민이 많아진다. 그래서 나는 나를 좋아해주는 분들이 듣고 싶은 음악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것을 그대로 보여줘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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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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