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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이다. 1991년, 시대를 앞서간 독특한 퍼포먼스로 괴이한 '괴짜'로 낙인찍혔던 가수 양준일이 2019년 끝자락 '탑골 GD'로 등극, 뉴트로의 중심에 선 최고의 '힙스타'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가수의 꿈을 접어야만 했던 양준일은 은퇴 이후 국내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했지만 얼마 버티지 못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평범한 일반인의 삶을 살게 됐다. 그렇게 꿈을 접은 채 30대, 40대를 보내고 만 50세에 접어든 양준일은 현재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한인 레스토랑 서빙 일을 하며 한국인 부인, 아들과 함께 지내고 있었고 최근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서 유행하는 '탑골가요'를 통해 '탑골GD'로 재조명받으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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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맨3' 출연 이후에도 서빙 일을 해온 양준일은 한국 정착 계획에 대해 "한국에 정착하고 싶다. 지금 일하는 레스토랑 사장 누나가 내게 '네가 다시 안 돌아왔으면 좋겠다. 한국에 가서 너를 만나게 되길 바란다'라는 말을 해줬다. 지금은 급하게 들어와서 (미국 생활을) 아무 것도 정리 못 했다. 정리하러 한 번 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양준일은 "내 인생이 롤러코스터 같았다. 삶을 살면서 머릿속에 쓰레기를 많이 버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나의 과거가 나의 미래까지 이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꾸 버려야 했다. 내 자신에 대한 편견을 버리는 노력을 생활화해야 했다"며 "그래도 현실이니까 슬프지 않았다. 손석희 사장님이 최근 진행한 뉴스 브리핑을 봤는데 그걸 보면서 울었다. 손석희 사장님이 나를 봐준 느낌이라 그랬다. 살면서 투명인간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고 내가 왜 존재하는지 모를 때가 많았다. 그런데 대한민국 사람들이 나를 받아주는 데에서 따뜻함을 느꼈다. 더이상 나의 과거가 나를 괴롭히지 않더라"고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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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앵커는 양준일을 향해 영화 '서칭 포 슈가맨'(12, 말릭 벤젤룰 감독)을 언급했다. 손석희 앵커는 "영화 '슈가맨을 찾아서' 원형에 가장 가까운 분이 양준일 씨 같다. 영화 속 주인공인 로드리게스는 혁신적인 음악을 했는데 그때 밥 딜런이 있었다. 양준일 씨도 혁신적인 음악을 했는데 하필 그때 서태지와 아이들이 있지 않았나?"라며 양준일의 노래와 트랜드를 높이 샀다.
양준일은 역시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매일이 꿈 같다. 10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이야기 같다. '슈가맨을 찾아서' 사이클에 내가 집중이 되고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쇼킹하다. 내 삶은 하루하루 재방송 같은 느낌인데 한국 들어와서도 하루가 끝나지 않고 계속되는 느낌이다. 꿈인가 싶기도 하지만 지금은 그저 감사한 마음이다. 내가 받은 행복을 이제 나누고 싶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렇듯 '20세기를 살아온 21세기형 천재' 양준일은 28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못다 이룬 꿈을 펼치며 새로운 '시대의 아이콘'으로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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