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미스터트롯'의 역사를 만든 TV CHOSUN 서혜진 국장이 '트로트코인'의 시대를 연 소감을 밝혔다.
결승전은 각본없는 드라마였다. 톱(TOP)7 장민호, 김희재, 김호중, 정동원, 영탁, 이찬원, 임영웅이 영예의 최종 진(眞)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최종 우승자는 마스터 점수 50%, 대국민 응원 투표 점수 20%, 실시간 문자 투표 점수 30%를 적용해 결정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생방송 진행 중 773만1781콜이라는 유례없는 대국민 문자 투표가 단시간에 몰리며 서버가 마비됐다. 결국 공정성을 양보할 수 없다고 판단, 결과 지연 발표라는 특단의 조처가 내려졌다. 추가 생방송을 통해 결과를 발표한 것도 오디션 프로그램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최고가 가려졌다. 지난 3개월 간 대한민국을 진하고 뜨거운 '트롯의 맛'에 취하게 만든 트롯맨들 중 영예의 1위인 진은 임영웅이었다. 그는 실시간 국민투표에서 쏟아진 유효 투표 수(542만8900표)중 137만4748표(25.32%)를 받아 '최후의 트롯맨'으로 결정됐다.
'미스터트롯' 최종회는 '역대급'의 연속이었다. 773만표라는 역대급 기록의 문자 투표가 몰리며 결과 발표가 늦어졌고, 최종 결과 발표만을 위해 편성을 새로 잡는 등의 일도 벌어졌다. 서 국장은 이때의 상황을 떠올리며 "제가 교양 PD 출신이라 아침 생방송을 많이 했는데, 생방송으로 일어나는 갖가지 위험 요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고 요즘엔 예능 PD들이 생방을 할 일이 없었다. 저, 기획작가, 홍성우 감독밖에 없는 거다. 해본 사람이. 결과를 계속 업데이트를 하는데 30분 전부터 데이터가 늦어지기 시작하더라. 문제가 있는지 체크를 했는데 부조에서 주로 데이터를 받는데 막 뛰어 왔더니 데이터가 늦어진다고 하더라. 거기서는 '다 가능하다'고 해서 늦어지는 원인을 찾고 있으니 안심하라고 해서 계속 보는데 계속 안 올라오는 거다. 그 안에서 프로그램이 에러가 났고, 서버의 문제는 아니었다. 설명을 대중에게 할 때 명확하게 할 수가 없으니까, 디테일한 기술적 문제라 못 알아 들으실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
서 국장은 또 "솔직하게 말하고 우리가 공정하게 데이터 처리를 하겠다고 말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김성주 씨의 진행에 기대서 전무후무한 일을 했다. 이런 스토리가 있어서 사실은 물어볼 게 있지 않나. 제가 사실은 약간 힘을 얻은 것은, 아침부터 대책회의를 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어떤 분이 여자분인데 상가에서 엘리베이터 앞에서 엄청 재미있는 일이 일어난 것처럼 얘기를 하더라 '700만표가 모여서 다운이 됐대. 왜 일주일 뒤야. 대통령 선거도 다음날 나오는데'해서 원래 토요일에 '미스터트롯의 맛' 녹화를 잡아뒀는데, 전부 스케줄을 다 빼서 모시기로 하고 방송이 잡혀서 바로 맞물려서 다음날 낮 12시에 데이터가 나온 거다. 7시에 방송 물렸으면 결과발표를 못하는 일이 있어났을 거다. 대통령 선거가 아니니 빨리 발표를 해드리자 했다. 한 세 번 정도 검수를 해서 결과 발표를 했다"고 밝혔다. 숨이 가쁘게 흘러갔던 당시의 상황이 눈 앞에 다시 펼쳐졌다.
이 때문이었을까. 최종회의 '진眞)'은 김성주였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서 국장은 "김성주 씨는 제가 업고 다녀야 한다. 끝나고 제가 손을 부여잡고 엄청나게 90도로 인사를 했다. 미스터트롯의 진은 김성주였다. 그렇게 발군의 진행실력을 가졌는지를 깨달았고 진행자의 미덕과 정점을 본 거 같다. 위기대처능력이 엄청나고 신뢰를 잃지 않게 단어 선택을 해서 김성주 씨의 공이 모든 것을 마무리하는데 90%였다. 10%는 최선을 다해 노력한 저희였다"고 말하며 감사의 마음을 다시 전했다.
출연진들의 마음 고생도 심했다. 서 국장은 "솔직히 TOP7에서 미안했다"는 마음을 드러내며 "결승전을 또 한다고 하는데, 리허설을 시키지 말자고도 했었다. 결승전이라고 벌써 세 번째 무대에 서는 것이니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그분들이 마지막에는 '직장을 잃는 느낌'이라고 하더라. 결승전이 끝난 뒤의 해방감도 있었겠지만, 섭섭함을 많이 토로했었다. 하루 24시간 중 20시간을 우리 작가들과 붙어 있고, 매일 엄청나게 춤 연습, 노래 연습을 하지 않았나. 그러니 '끝났다'는 생각보다는 '섭섭한데'가 먼저 나오더라. 그 말을 듣고는 곧바로 스케줄을 더 잡으라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스터트롯'은 현재 고정적으로 방송되는 '미스터트롯의 맛'뿐만 아니라 트로트 레전드와 함께하는 프로그램, 또 시청자들과 쌍방향 소통을 할 수 있는 '콜센터' 등 다양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은 트로트 프로그램이라는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서 국장은 "아무래도 오디션은 제작비가 많이 드는 프로그램이다. 이건 엄청나게 시스템적인 프로그램이다. 그 후속으로 그런 것들을 받쳐주지 않으면 계속 나갈 수 없는 프로다. '미스트롯' 때는 사실 시스템이 태동되는 단계였다면, 거기에서 노하우를 가지고 회사도 조직체계가 달라지고 서포트 조직도 생기고 전략적으로 수익을 남기려 노력하고, 방송과 광고로 방송사를 운영하는 것은 다 적자다. 컨텐츠로 인한 부가수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그 방송국의 생존이라고 보시면 될 거 같다. 저희가 공영 방송은 아니지 않나. 시청료를 받아서 운영하는 곳은 아니니까 각종 시청률을 만드는 데에 일조하는 것은 그런 부분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앞으로 콘서트가 걱정되지만, 코로나가 잘 잡히면 좋겠다. 코로나 때문에 TV 시청률은 많이 좋아져서 덕을 봤지만, 부가적 사업을 하는 데에 있어서는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특히 해외로 못나가지 않나"고 말했다.
|
최근 '트로트코인'이라는 우스개소리가 나올 정도로,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에 힘입어 탄생한 프로그램들이 다수 등장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 서 국장은 마지막으로 "이건 팬덤들이 뭔가를 하는 데 있어서 서비스를 구축해주는 일이었다. 그동안은 트로트 장르에서는 서비스 구축이 되지 않았다. 이런 것들을 시장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후진적인 시스템에서 선진적으로 넘어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램을 딴데서 하네 마네는 부가적이라고 생가하고, 힙합이나 발라드, 아이돌보다는 더 장르 안에서의 산업적 시스템이 후진적이었는데 이걸 체계화시키고 선진적으로 가는데 기여를 했다는 점이 인상적인 발전이었다고 생각했다. 이걸 앞으로 더 잘 나가게 서포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새 시대를 연 소감을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무료로 알아보는 나의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