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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미스터트롯'의 역사를 만든 TV CHOSUN 서혜진 국장이 '트로트코인'의 시대를 연 소감을 밝혔다.
'미스트롯'에서 시작된 열풍이 '미스터트롯'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야말로 역대급 또 역대급이었다. 시청률부터 실시간 문자투표까지, 매순간 상상을 초월했던 TV CHOSUN '내일은 미스터트롯'이 14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결승전은 각본없는 드라마였다. 톱(TOP)7 장민호, 김희재, 김호중, 정동원, 영탁, 이찬원, 임영웅이 영예의 최종 진(眞)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최종 우승자는 마스터 점수 50%, 대국민 응원 투표 점수 20%, 실시간 문자 투표 점수 30%를 적용해 결정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생방송 진행 중 773만1781콜이라는 유례없는 대국민 문자 투표가 단시간에 몰리며 서버가 마비됐다. 결국 공정성을 양보할 수 없다고 판단, 결과 지연 발표라는 특단의 조처가 내려졌다. 추가 생방송을 통해 결과를 발표한 것도 오디션 프로그램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최고가 가려졌다. 지난 3개월 간 대한민국을 진하고 뜨거운 '트롯의 맛'에 취하게 만든 트롯맨들 중 영예의 1위인 진은 임영웅이었다. 그는 실시간 국민투표에서 쏟아진 유효 투표 수(542만8900표)중 137만4748표(25.32%)를 받아 '최후의 트롯맨'으로 결정됐다.
서혜진 국장은 26일 오전 상암동에서 '미스터트롯'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 국장은 "큰 산을 하나 넘었다고 생각한다. 잘 마무리돼서 너무 기쁘다. 35.7%의 시청률인데 영광과 고통이 함께 왔다. 35.7%가 너무 기뻤는데, 그 기쁨보다는 '문자투표 발표 사고'를 어떻게 수습할지가 가장 걱정이었다"고 당시의 아찔했던 순간을 언급했다.
'미스터트롯' 최종회는 '역대급'의 연속이었다. 773만표라는 역대급 기록의 문자 투표가 몰리며 결과 발표가 늦어졌고, 최종 결과 발표만을 위해 편성을 새로 잡는 등의 일도 벌어졌다. 서 국장은 이때의 상황을 떠올리며 "제가 교양 PD 출신이라 아침 생방송을 많이 했는데, 생방송으로 일어나는 갖가지 위험 요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고 요즘엔 예능 PD들이 생방을 할 일이 없었다. 저, 기획작가, 홍성우 감독밖에 없는 거다. 해본 사람이. 결과를 계속 업데이트를 하는데 30분 전부터 데이터가 늦어지기 시작하더라. 문제가 있는지 체크를 했는데 부조에서 주로 데이터를 받는데 막 뛰어 왔더니 데이터가 늦어진다고 하더라. 거기서는 '다 가능하다'고 해서 늦어지는 원인을 찾고 있으니 안심하라고 해서 계속 보는데 계속 안 올라오는 거다. 그 안에서 프로그램이 에러가 났고, 서버의 문제는 아니었다. 설명을 대중에게 할 때 명확하게 할 수가 없으니까, 디테일한 기술적 문제라 못 알아 들으실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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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국장은 또 "솔직하게 말하고 우리가 공정하게 데이터 처리를 하겠다고 말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김성주 씨의 진행에 기대서 전무후무한 일을 했다. 이런 스토리가 있어서 사실은 물어볼 게 있지 않나. 제가 사실은 약간 힘을 얻은 것은, 아침부터 대책회의를 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어떤 분이 여자분인데 상가에서 엘리베이터 앞에서 엄청 재미있는 일이 일어난 것처럼 얘기를 하더라 '700만표가 모여서 다운이 됐대. 왜 일주일 뒤야. 대통령 선거도 다음날 나오는데'해서 원래 토요일에 '미스터트롯의 맛' 녹화를 잡아뒀는데, 전부 스케줄을 다 빼서 모시기로 하고 방송이 잡혀서 바로 맞물려서 다음날 낮 12시에 데이터가 나온 거다. 7시에 방송 물렸으면 결과발표를 못하는 일이 있어났을 거다. 대통령 선거가 아니니 빨리 발표를 해드리자 했다. 한 세 번 정도 검수를 해서 결과 발표를 했다"고 밝혔다. 숨이 가쁘게 흘러갔던 당시의 상황이 눈 앞에 다시 펼쳐졌다.
이 때문이었을까. 최종회의 '진眞)'은 김성주였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서 국장은 "김성주 씨는 제가 업고 다녀야 한다. 끝나고 제가 손을 부여잡고 엄청나게 90도로 인사를 했다. 미스터트롯의 진은 김성주였다. 그렇게 발군의 진행실력을 가졌는지를 깨달았고 진행자의 미덕과 정점을 본 거 같다. 위기대처능력이 엄청나고 신뢰를 잃지 않게 단어 선택을 해서 김성주 씨의 공이 모든 것을 마무리하는데 90%였다. 10%는 최선을 다해 노력한 저희였다"고 말하며 감사의 마음을 다시 전했다.
출연진들의 마음 고생도 심했다. 서 국장은 "솔직히 TOP7에서 미안했다"는 마음을 드러내며 "결승전을 또 한다고 하는데, 리허설을 시키지 말자고도 했었다. 결승전이라고 벌써 세 번째 무대에 서는 것이니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그분들이 마지막에는 '직장을 잃는 느낌'이라고 하더라. 결승전이 끝난 뒤의 해방감도 있었겠지만, 섭섭함을 많이 토로했었다. 하루 24시간 중 20시간을 우리 작가들과 붙어 있고, 매일 엄청나게 춤 연습, 노래 연습을 하지 않았나. 그러니 '끝났다'는 생각보다는 '섭섭한데'가 먼저 나오더라. 그 말을 듣고는 곧바로 스케줄을 더 잡으라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스터트롯'은 현재 고정적으로 방송되는 '미스터트롯의 맛'뿐만 아니라 트로트 레전드와 함께하는 프로그램, 또 시청자들과 쌍방향 소통을 할 수 있는 '콜센터' 등 다양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은 트로트 프로그램이라는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서 국장은 "아무래도 오디션은 제작비가 많이 드는 프로그램이다. 이건 엄청나게 시스템적인 프로그램이다. 그 후속으로 그런 것들을 받쳐주지 않으면 계속 나갈 수 없는 프로다. '미스트롯' 때는 사실 시스템이 태동되는 단계였다면, 거기에서 노하우를 가지고 회사도 조직체계가 달라지고 서포트 조직도 생기고 전략적으로 수익을 남기려 노력하고, 방송과 광고로 방송사를 운영하는 것은 다 적자다. 컨텐츠로 인한 부가수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그 방송국의 생존이라고 보시면 될 거 같다. 저희가 공영 방송은 아니지 않나. 시청료를 받아서 운영하는 곳은 아니니까 각종 시청률을 만드는 데에 일조하는 것은 그런 부분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앞으로 콘서트가 걱정되지만, 코로나가 잘 잡히면 좋겠다. 코로나 때문에 TV 시청률은 많이 좋아져서 덕을 봤지만, 부가적 사업을 하는 데에 있어서는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특히 해외로 못나가지 않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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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트로트코인'이라는 우스개소리가 나올 정도로,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에 힘입어 탄생한 프로그램들이 다수 등장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 서 국장은 마지막으로 "이건 팬덤들이 뭔가를 하는 데 있어서 서비스를 구축해주는 일이었다. 그동안은 트로트 장르에서는 서비스 구축이 되지 않았다. 이런 것들을 시장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후진적인 시스템에서 선진적으로 넘어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램을 딴데서 하네 마네는 부가적이라고 생가하고, 힙합이나 발라드, 아이돌보다는 더 장르 안에서의 산업적 시스템이 후진적이었는데 이걸 체계화시키고 선진적으로 가는데 기여를 했다는 점이 인상적인 발전이었다고 생각했다. 이걸 앞으로 더 잘 나가게 서포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새 시대를 연 소감을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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