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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오매불망했던 김선호의 첫 스크린 작품인 '귀공자'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를 비롯한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신세계'(13) '마녀'(18) '낙원의 밤'(21)을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실하게 구축한 '장르 마스터' 박훈정 감독의 신작인 데다 당시 '대세'였던 김선호까지 가세하면서 제작 단계부터 뜨거운 화제성을 만들었다.
특히 김선호가 자신의 첫 스크린 필모그래피로 박훈정 감독의 손을 잡은 대목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2020년 방송된 tvN 드라마 '스타트업'의 한지평, 2021년 방영된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홍두식을 통해 '멜로킹'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그가 돌연 피비린내 가득한 누아르 전문 감독과 만난다는 것 자체가 이슈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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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는 '귀공자'를 위해 외양부터 사소한 습관까지 디테일하고 섬세하게 맞추며 작품에 임했다. 여기에 카체이싱, 와이어, 총격 액션까지 대부분의 장면을 직접 소화하며 열정도 빠지지 않았다. 무술팀과 수개월 동안 합을 맞춘 것은 물론 총기를 능숙하게 다루기 위해 사격장에서 별도의 연습을 병행했다. 논산 육군훈련소 조교 복무 출신다운 출중한 총기 액션은 '귀공자'의 백미 중의 백미다. 뿐만 아니라 후반부 액션 시퀀스는 일주일 동안 진행됐는데 촬영이 끝난 후엔 몸무게가 3kg이 빠졌을 정도로 모든 체력과 에너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귀공자'에 쏟아부은 김선호의 진심이 '귀공자' 곳곳에서 느껴질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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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또한 김선호의 고군분투에 반응을 보였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올해 가장 짜릿한 영화'(현똥**) '지루할 틈 없이 2시간 순삭'(eykwak**) '시원한 추격전과 액션 그리고 위트'(jan.nov**) '휘몰아치는 액션에, 웃다가 정신 차릴 때쯤 반전이 !'(최*옥) '뛰는 또라X 위에 나는 또라X'(kiki54**) 등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바탕으로 한 강렬한 액션과 예측불허 전개, 개성 강한 캐릭터, 반전의 재미와 유머 등 '귀공자'에 대한 호응이 조금씩 터져나오고 있다. 성별을 불문하고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고른 예매 분포도를 보인 '귀공자'는 국내외 블록버스터들의 치열한 흥행 경쟁 속 첫 주말 흥행 4위에 오르며 이름값을 증명했다. 박스오피스 TOP 10 중 유일한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 박스오피스와 예매율 모두 상위권을 유지하는 중이다.
'귀공자' 덕분에 김선호의 스펙트럼은 확실히 넓어졌다. '귀공자' 전 멜로만 가능한 줄 알았던 김선호의 맑은 비주얼은 '귀공자' 이후 박훈정 감독이 기획했던 '깔끔하게 미친놈'으로 시너지를 내면서 악역부터 액션 등 장르물까지 가능한 만능 배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모성애 자극하는 멜로 남주 아닌 맑은 눈의 광인을 택한 김선호의 선택은 여러모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