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오정세(46)가 "염해상의 첫인상 고리타분해 매력 못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29일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악귀'(김은희 극본, 이정림 연출)에서 어머니를 죽인 악귀를 쫓으며 오직 귀신에만 몰두하는 민속학 교수 염해상을 연기한 오정세. 그가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악귀'의 출연 과정을 설명했다.
오정세는 "'악귀'를 선택하는 것은 김은희 작가가 중심이 있었고 그 다음이 서사였다. 솔직히 처음에는 '악귀'라는 작품이 굉장히 힘들었다. 염해상이라는 인물을 처음에 만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처음 대본을 받고 염해상이라는 인물을 마주했을 때 굉장히 외로운 인물인데 민속학자라는 설정이 낯설었다. 귀신을 보는 사람이었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사람이었다. 글로만 봤을 때 매력이 없는 사람으로 느껴졌다. 일상에서 만난 사람이라면 굉장히 고리타분한 사람이라는 인식도 있었다. 그런데 대본을 찬찬히 읽어보니 김은희 작가의 서사를 잘 쫓아가면 염해상만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서사는 잘 모르겠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잘 쫓아가면 해상이라는 인물을 잘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 내게 의미 있는 작품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리산'에 이어 김은희 작가와 다시 호흡을 맞춘 오정세는 "김은희 작가는 이 작품을 들어가기 전 내게 '정세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는 정서를 보여줬다. 초반 염해상 캐릭터는 설명하는 해설자 느낌이 강해 대사가 일상 톤이 아니었다. 그래서 설명하는 대사 부분이 굉장히 버겁게 다가와 내 방식대로 일상어로 바꾸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그마저 충돌이 생기더라. 지금 생각해보니 염해상은 일상 톤으로 이어가면 안 되는 인물이었다. 해상의 말투를 갖기까지 방황했다. 기본적으로 김은희 작가는 '편하게 해'라고 배려해줬지만 현장에서 결국 대본대로 하게 되더라. 속으로 '또 김은희한테 졌어'라며 인정하게 됐다. 김은희 작가가 설계한 캐릭터가 맞았다"고 감탄했다.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를 그린 작품이다. 김태리, 오정세, 홍경, 진선규, 김해숙, 박지영, 김원해 등이 출연했고 '싸인' '유령' '시그널' '킹덤'의 김은희 작가가 극본을, 'VIP'의 이정림 PD가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