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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①] "송혜교가 곧 '더 글로리'? 이런 심사평, 또 누가 갖겠나"(청룡시리즈어워즈 인터뷰)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3-09-27 07:38 | 최종수정 2023-09-27 08:46


[단독①] "송혜교가 곧 '더 글로리'? 이런 심사평, 또 누가 갖겠나"…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Bluedragon Series Awards, BSA)에서 대상을 차지한 배우 송혜교가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목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8.09/

[단독①] "송혜교가 곧 '더 글로리'? 이런 심사평, 또 누가 갖겠나"…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Bluedragon Series Awards, BSA)에서 대상을 차지한 배우 송혜교가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목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8.09/

[스포츠조선 문지연 정빛 기자] 배우 송혜교(42)가 '대상'의 감동을 다시 되새겼다.

송혜교는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더 글로리'로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더 글로리'는 송혜교가 학교폭력의 피해자 문동은으로 분해 극을 이끌어간 원톱 주연극.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로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도 사로잡으며 파트1과 파트2 모두 글로벌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수상 이후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다시 만난 송혜교는 그날을 떠올리며 "훌륭한 배우도 작품도 많아지는 상황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갑자기 큰 상을 오랜만에 받았기에 '이게 또 나에게 올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맞다. 이런 자리를 참 더 많이 느껴야겠고 만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주변에서는 '복 나가게 왜 쓸데없는 소리를 하느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셨고, '이제 제대로 시작인데'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는 '이런 날이 또 오네요'라고 하면 된다고 했다"며 웃었다.

"수고했다. 혜교야"라는 수상소감도 많은 이들을 울렸다. 자신에게 그동안 인색했다는 그가 그 순간만큼은 마음껏 자신을 축하했기 때문이다. 송혜교는 "올라가는 순간의 '짤'을 보니까 마치 뚱한 것처럼 보였는데, 사실은 진짜 놀랐다. 제 이름이 호명되니까 '저요?'하고 놀란 것이다. 무대에 올라가서 감사한 분들을 얘기하다 보니 그 자리 자체, 상이 저와 작품을 위로해 주는 것 같았다. '토닥토닥' 해주는 느낌이 들었고 '수고 많았다. 혜교야'라고 저에게 얘기해주는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평소엔 저에게 연기적으로 인색했던 것 같다"는 송혜교는 작품 속에서 칭찬을 받더라도 못난 부분을 먼저 봤다고. 송혜교는 "항상 작품이 크게 잘되고 사랑을 받지만, 그 와중에 잘한 부분을 보고 저를 칭찬해줘도 될텐데 저는 항상 못한 부분만 보이더라. 저에게 그런 칭찬에 인색했던 것 같다. 외적인 것은 좋게 봐주시면 감사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저도 열심히 관리를 하고 있다. 거울을 보면서 '내 나이에 맞게 자연스럽게 늙어가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정도다. 연기에는 인색했던 것 같다. 그날 무대에서 너무나 훌륭한 배우 분들 앞에서 상을 받으니 그 자리만큼은 제 자신에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칭찬을 해줘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시상식 당일 많은 배우들에게 격려와 힘이 됐던 이는 바로 최민식이었다. 송혜교 역시 최민식과의 만남을 떠올리며 "민식 선배가 축하한다고 해주셨을 때 정말 감동이고 영광이었다. 우러러보는 선배님이 축하한다고 해주셨기에 벅찼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상 시상자였던 공효진과의 재회 역시 감동을 부르기도. 송혜교는 "어릴 때는 자주 어울리고 봤었는데 각자 살다 보니까 뜸해졌었다. 그래도 멀리서 응원하고 있는 관계다. 지인이 겹치기에 서로 어떤 걸 한다고 하면 '응원한다'고 연락을 보냈고, 효진 씨가 결혼한다고 했을 때도 친한 친구가 있어서 축하한다고 전해달라고 했었다. 그렇게 멀리서 응원을 하는 관계로 잘 지내다가 무대에서 만난 것이다. 제가 무대에 올라가자마자 너무 사석처럼 '오랜만이야'라고 인사를 했는데 카메라에 잡혔나 보더라. 언니가 '너무 축하한다'고 토닥토닥해줘서 감사했다"고 했다.


[단독①] "송혜교가 곧 '더 글로리'? 이런 심사평, 또 누가 갖겠나"…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Bluedragon Series Awards) 레드카펫이 19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렸다. 대상을 수상한 더글로리 송혜교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07.19/

수상 이후 '울컥'했지만 눈물을 애써 다시 담는 모습도 카메라에 담겨 감동을 불러왔다. 송혜교는 "받자마자 '더 글로리' 스태프들이 생각이 났다. 저는 현장에서 항상 잘 즐기는 배우인데 '더 글로리'는 제가 처음 하는 장르다 보니까 대본을 많이 보고 현장에서 혼자 시간을 많이 보냈던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작품보다 스태프들에게 더 많이 못 다가가줘서 그게 드라마 끝나고도 마음에 걸렸다. 그런데 제가 항상 감정을 잘 잡을 수 있게끔,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게끔 연출팀, 조명팀, 촬영팀 등 세세히 신경을 써주셨다. 그리고 스태프들과 편한 시간을 가지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고, 코로나 때 촬영을 해서 회식 한 번 못했던 것도 생각이 났다. 촬영이 끝난지 일년이 지난 후에 시상식 자리에서라도 말할 수 있고 감사드릴 수 있는 자리를 가진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송혜교가 그린 '더 글로리', 그리고 문동은에게는 최고의 칭찬이 쏟아졌다. "송혜교가 곧 '더 글로리'"라는 완벽한 심사평은 전율 그 자체. 송혜교는 "제 심사평은 너무 재미있었다. 송혜교가 곧 '더 글로리'고 '더 글로리'가 송혜교라는 것이 너무 좋았다. 그런 심사평을 가진 배우들이 또 있을까 싶었다. 제 경쟁이 '더 글로리'였던 것이잖나.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상황이라 그 상황이 참 재미있었다"며 밝게 웃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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