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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김희진(38) 감독이 우여곡절 끝에 첫 연출작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로기완'은 단편 '수학여행'으로 전주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 연이은 작품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은 김희진 감독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다수의 단편 영화 작업을 통해 소외된 이들의 감정을 디테일하게 담아낸 연출로 높은 평가를 받은 김희진 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살려 '로기완'을 도전, 캐릭터의 깊이와 그들의 관계를 촘촘하게 담아내면서 그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 연출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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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실 7년 전 송중기가 고사해서 아쉬웠고 송중기가 고사했을 때 이 프로젝트도 잠시 중단됐다. 그 사이에 나는 다른 작품을 준비하며 연출 데뷔를 하려고 했다. '로기완'은 잠깐 묻어놨다가 넷플릭스에서 예전 시나리오를 봤다며 다시 해보지 않겠냐 해서 제작이 들어갔다. 아마 송중기가 아니었으면 '로기완'은 세상에 나올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로기완'은 송중기였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다. 다시 만난 송중기는 좋은 컨디션이 있었던 것 같다. 7년 전과 달리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결혼 및 출산을 통해)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던 것 같다. 확실히 7년 전보다 여유 공간이 있어보이는 느낌이었다. 예를 들어 로기완이 연길에서 피 닦는 장면을 찍을 때도 감정을 올리기까지 많은 준비가 필요한데 송중기는 이미 준비가 끝나 있었다. 감정이 올라온 상태였고 곧바로 촬영에 임했다. 그런 과정이 여러 번이었다. 그게 다 송중기 개인이 가진 여유에서 나온 게 아닌가 싶다"고 곱씹었다.
처절한 삶을 살아온 로기완 캐릭터 또한 송중기가 적역이었다는 김희진 감독은 "송중기가 관객의 마음을 빼앗아 줘야 우리 영화가 출발이 될 것 같았다. 로기완이 어머니 죽음에 슬퍼하고 땅을 떠나야 하는 주인공인데 보기 그 사연만으로 시청자가 '괴롭다' '불쾌하다' 느낀다면 영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로기완의 사연부터 관객의 마음을 빼앗아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고 그걸 송중기가 만들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대중을 움직이는 배우의 힘을 느꼈다. 대단한 걸 요구하지 않아도 배우가 가지고 있는 말과 표정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송중기 덕분에 관객의 마음을 많이 가져온 것 같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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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영화 속 파격 베드신 역시 "예전 버전의 시나리오에서 베드신 수위가 더 높았다. 하지만 우리 영화 흐름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베드신이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포커스가 너무 베드신으로 가면 영화 자체가 손해일 것 같았다. 수위를 조절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 지금의 수위가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로기완'은 지난 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됐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