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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올라 부담"·"구독 끊어야 하나"
(서울=연합뉴스) 최혜정 인턴기자 = '쿠팡도 인상하더니 넷플도 인상하고. 뭐 잘된다 싶으면 인상하는 것 같아요."(네이버 카페 이용자 '성신**')
"요즘 볼 거 없어서 잘 안 봤는데…(구독을) 끊어야 하나 고민이에요."('익똔***')
"디플 얼른 보고 (구독) 끊어야지. 계정 공유 안 되면 굳이 계속 볼 필요가 없다."(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 'lal***')
월급 빼고 다 오르는 고물가 시대에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까지 가세해 주머니 사정을 더욱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는 지난 9일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기존 월 5천500원에서 7천원으로 인상했다. 베이식 요금제 또한 월 9천500원에서 1만2천원으로 인상했다.
작년 8월에는 쿠팡이 와우 멤버십 구독료를 월 4천990원에서 7천890원으로 58.1% 인상했고, 5월에는 티빙이 연간 구독권 가격을 기존 대비 20% 올렸다.
와이즈앱·리테일이 지난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OTT 월간 사용자 수는 ▲넷플릭스(1천416만) ▲쿠팡플레이(760만) ▲티빙(626만) ▲웨이브(272만) 순이었다.
지상파 TV 콘텐츠의 경쟁력이 뚝 떨어진 현실에서 이들 4개 OTT를 모두 이용하려면 한달에 약 2만∼3만원을 내야 한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이성민 교수는 "콘텐츠 제작 비용을 고려하면 현실적인 가격 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소비자로서는 연이은 가격 인상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대학생 이준형(25) 씨는 23일 "무섭게 오르는 OTT 가격을 보면 물가 상승이 체감될 정도"라며 "구독을 좀 줄여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평소 OTT를 즐겨 보는 직장인 최철호(51) 씨는 "월 몇만 원이라지만 1년으로 치면 금액이 상당하다"며 "OTT는 최대한 1개만 구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계정 공유도 금지되기 시작해 소비자의 불만이 커진다.
넷플릭스는 작년 2월부터 계정 공유를 막았다. 디즈니플러스는 신규 가입자는 지난달 13일부터, 기존 이용자는 오는 24일부터 막는다. 티빙은 다음달 1일부터 금지한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15일부터 국내 유일 '무료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했다. 업계 유일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인 것에 소비자는 호응했다. 그러나 같은 날 스포츠 중계 전용 유료 상품인 '스포츠 패스'를 출시하면서 역시 가격 인상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이전까지 기본 구독료로 시청 가능했던 스포츠 콘텐츠가 유료화된 탓이다.
쿠팡플레이는 원래도 유료 구독 서비스(월 7천890원)였는데, 여기에 별도의 요금(월 9천900원)을 또 내야 프리미어리그·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미국프로농구(NBA) 등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쿠팡 회원(와우 회원)이 아닌 일반 회원은 월 1만6천600원을 내야 스포츠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엑스에는 "쿠플 스포츠 패스 너무 비싸. 와우 회원에 만 원인가 더 내야 된다매"(이용자 'kkong***'), "와우 멤버십+스포츠 패스=월 1만7천790원 그대로 가는 거임? 맞으면 난 올해부터 해축(해외 축구) 보는 거 포기할란다"('E_G***')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사전 안내 없이 갑자기 유료로 전환됐다는 점도 화살을 맞는다.
대학생 김재민(25) 씨는 "NBA를 잘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막혔다"며 "다른 OTT도 구독하고 있어서 또 돈을 내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 난감하다"고 말했다.
네이버 카페 이용자 'Cou***'는 "시행일에서야 자세한 변경 사항을 공개한다는 게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쾌했다. 추가 인상만은 없길 바란다"고 썼다.
이런 가운데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 16일 업계 최초 통합 요금제(더블 요금제)를 출시했다.
웨이브 PR담당부장은 "양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이 결합 상품이라고 생각했다"며 "이용자 입장에서는 국내 인기 콘텐츠를 하나의 구독으로 즐길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막상 요금제 세부 조건에 실망한 사람이 많다. 어떤 더블 요금제를 구매해도 웨이브의 SBS 콘텐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더블 프리미엄 요금제가 아닌 다른 요금제를 구매할 경우 티빙의 APPLE TV+ 콘텐츠를 볼 수 없다.
직장인 강서린(26) 씨는 "더블 프리미엄 요금제를 구매하면 월 2만 원씩 내야 하는데 SBS 콘텐츠도 못 본다"며 "차라리 그냥 따로 돈을 내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채성(25) 씨는 "기존보다 저렴한 건 맞지만 그만큼 제약도 많아서 크게 매력적이진 않다"고 밝혔다.
엑스에는 "작은 글씨로 애플TV+ 제외, SBS 제외… 요금제는 왜 이렇게 종류가 많고 복잡한 거"('Art***'), "더블 요금제는 빛 좋은 개살구다"('thi***') 등의 반응이 나왔다.
haemong@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