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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조정석 흥행 기운 받았다"…'좀비딸' 필감성 감독, 첫 '여름' 도전기(종합)

기사입력 2025-08-02 09:01


[SC인터뷰] "조정석 흥행 기운 받았다"…'좀비딸' 필감성 감독, 첫 …
사진 제공=NEW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필감성 감독(48)이 영화 '좀비딸'을 통해 여름 극장가 흥행 사냥에 나섰다. 그간 스릴러 장르를 주로 선보였던 그가 이번엔 따뜻한 가족 이야기로 관객들과 만났다.

30일 개봉한 영화 '좀비딸'은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딸바보 아빠의 코믹 드라마로, '인질'의 필감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좀비딸'은 사전 예매율 36만 장을 돌파하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필 감독은 "영화가 이번 여름에 개봉하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작년 겨울에 촬영을 마무리했고, 언론 시사회 직전까지 후반 작업을 했다"며 "'조정석이 나오니까 꼭 여름에 개봉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는데, 빠르게 관객들과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덕분에 '여름의 남자' 정석 씨의 기운을 잘 받고 있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좀비딸'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탄탄한 팬층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그는 작품을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원작이 지닌 유머 코드가 저와 잘 맞았다"며 "원작을 그대로 옮길 수는 없지만, 그 뉘앙스만큼은 꼭 지키고 싶었다. 일부러 작정하고 웃기려고 하면 안 될 것 같더라. 배우들도 워낙 베테랑이라, 다들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연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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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좀비딸' 스틸. 사진 제공=NEW
필 감독은 '좀비딸'의 주·조연 배우들 가운데 최유리가 가장 먼저 합류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유리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영화 '외계+인'에서 눈여겨본 배우다. 에너지 자체가 너무 해사하고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는 귀여움이 있더라. 근데 가만히 있을 땐 묘한 슬픔도 있다. 그런 양면적인 얼굴이 인상적이었고, 좀비로 변신한 수아의 얼굴을 잘 표현할 것 같더라. 유리가 캐릭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좀비 연기뿐만 아니라, 보아의 'No.1' 춤도 연습해야 했기 때문에 저와 정기적으로 만나서 작업을 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최유리가 보여준 연기 열정에 감탄을 표하기도 했다. 필 감독은 "최유리는 천상 배우다. 생각이 열려 있고, 수용적이다. 제가 어떤 의견을 제시하더라도, '재밌을 것 같아요', '해볼게요',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하더라. 참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나중에 촬영이 힘들면 점점 바뀌겠지' 했는데 늘 같은 에너지를 유지했다. 그래서 제가 유리한테 '오늘부터 너를 존경하게 됐다'고 말한 적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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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좀비딸' 스틸. 사진 제공=NEW
윤경호는 극 중에서 마블 시리즈 캐릭터 '토르'로 깜짝 분장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필 감독은 "공교롭게도 윤경호 씨의 첫 촬영 장면이었다. 분장한 모습이 너무 충격적이었는데, 생각보다 분장이 훨씬 잘 어울리더라(웃음). 촬영 전에 분장 팀한테 '누가 봐도 저렇게 열심히 했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분장해 달라고 했다. 가발도 고퀄리티로, 예능에서 잠깐 쓰고 나올 정도의 느낌은 안된다고 했다. 원래는 토르 말고 할리퀸이나 엘사 등 여러 캐릭터 후보들이 있었다"며 "촬영을 앞두고 경호 씨와 대화를 나눠보니 토르의 에너지와 잘 맞을 것 같더라. 그래서 자연스럽게 토르로 바뀌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윤경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증외상센터' 공개 이후 배우로서 전성기를 맞기도 했다. 최근에는 영화 '좀비딸' 홍보차 출연한 웹예능 '핑계고'에서도 남다른 입담을 자랑하며 주목을 받았다. 필 감독은 "영화 사전 예매율 1위에 '항블리' 경호 씨도 큰 기여를 했다(웃음). 이번에 '핑계고'도 너무 재밌게 봤다. 올해 경호 씨에게 대운이 온 것 같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쁘다"며 "'핑계고' 시상식에서도 신인상도 꼭 받았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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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좀비딸' 스틸. 사진 제공=NEW

이정은과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운수 오진 날'에 이어 두 번째 작업을 함께했다. 필 감독은 "'운수 오진 날'때부터 정은 선배와 꼭 하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 선배를 보면서 항상 신기했다. 사실적인 연기를 하시지만, 그 안에 테크닉도 있으시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지점이 있으시더라. 선배의 연기를 볼 때마다 늘 마법사 같다고 말씀을 드렸다. 밤순 캐릭터는 이정은 선배가 아니면 엎을 수도 있다고 할 정도로 너무나 중요한 캐릭터였다. 수아가 좀비로 변신하는 과정까지는 스토리가 비극인데, 밤순 덕분에 코미디 에너지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걸 짧은 시간 안에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는 오로지 이정은 선배뿐"이라고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조여정에 대해서는 "영화 안에서 좀비가 된 약혼자를 처단하지 않나. 그 이후에 잘 살아보려고 은봉중학교의 교사로 부임하지만, 멘탈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 복합적인 감정을 지닌 캐릭터를 코믹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에너지로 잘 표현할 것 같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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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좀비딸' 스틸. 사진 제공=NEW
'좀비딸'의 마스코트 애용이 캐스팅 비하인드도 전했다. 필 감독은 "애용이는 '좀비딸'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캐릭터다. 하지만 원작처럼 걸어 다니거나 말하는 설정을 그대로 구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고양이는 훈련이 안 되는 동물인데,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그래도 제가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이고, 저희 집 고양이가 '개냥이'처럼 순해서 이런 친구를 섭외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스팅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촬영 경험이 있는 치즈 고양이들을 중심으로 섭외해 애용이 역할 오디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촬영장에서 애용이의 기대를 뛰어넘는 열연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필 감독은 "일부 장면은 CG의 도움을 받았지만, CG를 계획했던 장면들까지 실제로 자연스럽게 연기로 다 소화해 냈다. 예를 들어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는 장면도 처음엔 시도해 보고 안 되면 CG로 대체하려 했는데 능청스럽게 연기를 잘하더라"고 극찬했다.

또 애용이와의 촬영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저의 원칙은 '기다려주기'였다. '빨리 해!'가 아니라, 될 때까지 기다리는 거였다. 근데 그 친구가 '얼른 할게, 빨리 찍어' 이런 태도로 연기에 임하더라(웃음). 저희에겐 너무나 중요한 배우였기 때문에 불편하지 않도록, 지킬 건 지키면서 촬영했다. 최대한 촬영을 신속하게 빨리 끝내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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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NEW
마지막으로 대본 리딩 현장은 실제 '딸바보'인 조정석이 대사를 읊자마자 눈물바다가 되기도 했다. 필 감독은 "조정석 씨가 대본만 읽었는데, 그렇게 많은 분들이 우실 줄 몰랐다. 저도 그걸 보면서 '정환이라는 캐릭터가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싶더라. 정석 씨가 배우로서 가진 장점들이 이 작품과 정말 잘 맞는다고 느꼈다. 또 아빠 캐릭터를 이렇게 잘 소화해 낼 줄 몰랐다. 극 중에서 정환이 딸 수아에게 '잘했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너무 좋더라. 깊은 감정이 자연스럽게 묻어났고,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눈빛이었다. 저도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큰 울림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그 장면이 너무 좋았다고 하니, 정석 씨가 수줍게 웃으면서 '어휴 다행이네요'라고 말하더라. 그 순간 정말 큰 교감이 됐다. 이건 아빠가 되어본 사람이 아니면 표현할 수 없는 소중한 모먼트였다. 정석 씨는 마치 튜닝이 잘 된 악기 같다. 어디를 건드려도 천상의 음이 나오는 느낌이었다. 이렇게도 연주해보고 싶고, 저렇게도 연주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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