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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승한스님 다섯번째 시집 '응시와 가장 가까운 곳'

기사입력 2025-07-31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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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그리핀 소설 '그 여름의 항해'·김용택 '삶은 당신의 문장을 닮아간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 응시와 가장 가까운 곳 = 승한 지음.

"내부가 외부의 옷으로 갈아입기까지 또 얼마나 많은 구름과 바람과 햇볕과 비의 날들이 필요했을까 풀이 색이 되기까지 탈색이 다시 착색이 되기까지 또 얼마나 많은 용서와 사랑과 채찍과 혼돈의 외경(畏敬)이 필요했을까"(시 '쪽'에서)

한해살이풀 쪽으로 옷감을 물들인다. 풀이 내부라면 푸른색은 외부다. 내부가 외부가 되는 과정, 풀이 푸른색이 되는 과정에는 온갖 고난과 사랑이 담겨 있다.

진리와 깨달음의 세계를 파고드는 시를 써온 승한스님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종교적, 철학적 탐구를 일상적인 시어로 담아낸 시 61편이 수록됐다.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이번 시집에는 시각에 관한 시어가 자주 등장한다. 다만 시인은 단지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 다른 존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든 수단을 시각과 동일시했다.

"어머니 늙어가는 소리도 훨씬 더 잘 보이는 귓속의 눈동자 어디서도 구할 수 없었던 쾌감이 안공(眼孔)에 있었을 줄이야 지척 간에 은폐되어 있을 줄이야"(시 '눈물'에서)

몰개. 148쪽.

▲ 그 여름의 항해 = 앤 그리핀 지음. 허진 옮김.

8년 전 그날, 로지는 창 너머로 딸 시어셔가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오는 모습을 지켜봤다. 로지는 곧 딸이 집에 도착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시어셔는 집에 오지 못했다. 그날 시어셔는 거짓말처럼 실종된다.

로지는 더블린을 떠나 고향인 로어링 베이로 돌아간다. 그는 고향에서 29년 만에 여객선 이브니스를 운전하며 딸을 잃은 아픔을 달래면서도 시어셔가 살아있을 거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아일랜드 소설가 앤 그리핀(56)이 펴낸 세 번째 장편소설로, 딸을 향한 로지의 애틋한 모정과 딸 시어셔의 실종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담았다.

소설은 이야기를 두 갈래로 나눠 전개한다. 하나는 딸을 기다리며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로지의 시점, 다른 하나는 실종된 시어셔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독자는 로지보다 한발 먼저 시어셔의 행방을 알게 되고, 이로 인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된다.

복복서가. 488쪽.

▲ 삶은 당신의 문장을 닮아간다 = 김용택 지음.

김용택(77) 시인이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독자들에게 건네는 조언을 담은 책으로, 부제는 '김용택의 하루 한 줄 글쓰기 수업'이다.

시인은 "글을 쓴다는 건 결국 나를 들여다보는 일"이라며 자기 마음을 들여다본 뒤 그것을 글로 써 보라고 권한다.

그는 어려운 문법이나 복잡한 형식에 얽매이기보다 자기 삶을 솔직하게 꺼내보라고 조언하면서 직접 쓴 일기와 시, 에세이 등을 예시로 소개한다.

책은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와 2부는 시인이 들려주는 삶과 글에 관한 이야기로, 실천 페이지가 마련돼 있어 독자가 직접 자기 문장을 써 볼 수 있게 했다. 3부는 시인이 쓴 시 10편과 그 시가 탄생한 배경이 실려 있다.

오후의서재. 156쪽.

jaeh@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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