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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하늘이 밝아 오는 새벽녘, 바로 그 [동트기] 이후로는 이미 아침입니다. 아침밥을 먹은 뒤부터 점심밥을 먹기 전까지의 한나절을 뜻하여 [아침나절] 합니다. 요즘 감각으로는 이 아침나절의 어중간부터 아침은 낮으로 자연스레 옮겨갑니다. 정확한 시점 표현이 필요하다면 정오(낮 12시)를 기점으로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써야 할 테고요. 본래 낮의 사전적 정의는 해 뜰 때부터 해 질 때까지의 동안입니다. 한낮(낮의 한가운데. 곧, 낮 12시를 전후한 때), 낮때(한낮을 중심으로 한 한동안), 낮곁(한낮부터 해가 저물 때까지의 시간을 둘로 나누었을 때 그 전반) 같은 낱말이 생긴 이유입니다.
벌써 낮이 다 지났습니다. [해거름]입니다.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는 일. 또는 그런 때'입니다. 한자로는 일몰(日沒), 일모(日暮) 합니다. 해돋이의 반대말 해넘이(해가 막 넘어가는 때), 땅거미(해가 진 뒤 어스레한 상태. 또는 그런 때) 하는 단어는 저녁과 동행합니다. 어둑어둑하다 어느새 어둠이 짙어집니다. 밤입니다. 저녁과 새벽 사이 어중간. 낮의 반대로 밤은 정의됩니다. '해가 져서 어두워진 때부터 다음 날 해가 떠서 밝아지기 전까지의 동안'. 밤낮은 붙어서 늘, 언제나 하는 뜻으로 활용됩니다. 밤낮으로 일했다 / 밤낮없이 공부했다 / 밤낮을 모르고 독서했다 / 며칠 밤낮을 잠만 잤다 / 밤낮 술타령만 했다 하는 식이지요. 하지만 온 하룻밤을 의미하는 온밤은 있지만 온낮은 없습니다. 이 온과 달리 [어스름]은 새벽, 저녁 가리지 않습니다. 새벽 어스름, 저녁 어스름 하고 쓸 수 있습니다. 둘 모두 약간 어둑하다는 뜻을 밝힙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1. 고시월보(2000년 7월) 국어 특별강좌 주요 유형적 어휘 자료 (한교고시학원 전임교수 김재정) 중 '하루의 시간' 부분 인용
2. 표준국어대사전
3. 네이버 고려대한국어대사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