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골프에서 시즌 개막 후 열린 메이저 3개 대회를 연달아 제패한 것은 한국 전쟁이 벌어진 1950년의 베이브 자하리아스 이후 박인비가 두 번째다. 남자 골프까지 영역을 넓히면 1953년 벤 호건(미국)이 마스터스와 US오픈, 브리티시오픈을 내리 제패한 기록이 있다.
현재 남녀 세계랭킹 1위는 우즈와 박인비다. 이들을 단순 비교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비슷한 부분도 많다. 무엇보다 화려한 시간 이후 찾아온 슬럼프에 괴로워했다. '절치부심', 지난해부터 살아나기 시작해 올해 완벽하게 부활한 점도 유사하다.
박인비의 스윙도 독특하다. '교과서에 없는 스윙'으로 통하는 박인비의 스윙은 마치 슬로우 비디오를 보는 듯 하다. 느린 백스윙과 톱에서 하늘로 높게 세워진 클럽을 보면 정통 스윙과 거리가 멀다는 느낌이 든다. 코킹을 거의 하지 않은 채 천천히 들어올리는 백스윙은 마치 아마추어 골퍼를 보는 듯하기도 하다. 특징은 또 있다. 이른바 헤드업을 하지 않고 임팩트 순간까지 공을 쳐다봐야 방향성과 정확한 임팩이 나올 수 있다는 스윙의 정석과 달리 박인비는 다운스윙이 시작됨과 동시에 눈은 타겟 쪽을 향해 있다. 하지만 박인비는 오랜 시간 훈련으로 자신의 스윙패턴을 만들었다. 일정한 리듬과 템포, 정확성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장점이 됐다. 박인비는 올 시즌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가 247.595야드로 88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두 번째 샷부터 박인비는 골프 지존다운 실력을 보여준다. 아이언으로 그린에 볼을 올려 버디 기회를 잡는 레귤러 온 확률은 71.6%로 17위로 껑충 뛰어오른다. 이른바 '컴퓨터'라 불리는 감각적인 퍼팅도 최대 강점이다. 박인비는 레귤러 온을 했을 때 퍼트 수가 홀당 1.702개로 1위에 올라 있다. 이렇다 보니 평균스코어 1위(69.643타)는 당연한 얘기다.
우즈가 올해 성적을 끌어올린 비결 역시 퍼팅이다. 우즈 역시 평균 퍼팅수 1.476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오히려 예전보다 줄었지만 숏게임이 좋아졌다는 점을 볼 수 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