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뉴스의 큰부분을 장식하는 이적설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최종수정 2013-10-21 07:47

사진캡처=데일리미러

'아스널이 739억원에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를 원한다.', '맨유와 맨시티가 도르트문트의 스트라이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영입을 두고 한판 붙었다.'등등.

축구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기사는 단연 이적소식이다. 별것 없는이적이라도 대형 클럽과 연관돼 있기만 하면 순위권에 오른다. 이적뉴스는 단순한 루머에 그치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이들이 들려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는 팬들과 선수, 클럽 모두에게 막대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이 엄청난 루머공장은 진짜 정보와 허위 정보가 뒤섞인 채 어떻게 자극적 소용돌이를 만들어내는지 그 과정을 살펴봤다.

어떤 이적이든 수많은 사람들이 연관돼 있다. 감독, 회장, 단장, 선수의 대리인, 선수 본인 등. 이적이란 누군가가 작정하고 불을 붙여야 이루어진다. 기본적인 이적 루머는 '누가 대형 클럽과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그 클럽이 보강해야 하는 포지션은 어디인가'라는 상황 분석에서 출발한다. 이적 루머 중 50%는 여기서 파생되는 소설이다. 진짜는 선수들이, 혹은 에이전트가 움직이면서 시작된다. 대개 선수들이 에이전트의 등을 떠민다. 더 좋은 클럽을 위해, 더 나은 주급을 위해 자신을 시장에 올려놓는다. 이 과정에서 클럽, 언론 등과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시작된다. 에이전트, 클럽, 언론, 선수는 공생관계다. 에이전트들이 언론계의 지인을 이용하는 것처럼 클럽들도 선수를 영입하거나 내칠때 언론을 활용한다. 선수들도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린다. "A클럽이 나에게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것은 B클럽이다. A클럽이 나를 잡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라는 유형의 인터뷰는 연봉을 올리기위한 전형적인 방법이다.

통상적으로 축구계에서 이적은 '3의 법칙'에 의해 진행된다. 선수가 가길 원하는 클럽-선수-선수를 원하는 클럽이 삼각형 구도로 있다. 선수가 원하는 클럽으로 가기 위해 선수를 원하는 클럽을 에이전트들이 사용한다. 통상적으로 선수를 원하는 클럽은 에이전트가 만들어낸 경우가 많다.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에인전트의 존재로 축구판은 더욱 혼탁해졌다. 이들은 자신의 선수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어떤 수단이든 마다하지 않는다. 물론 슈퍼스타의 이적에는 모두가 입을 다문다. 클럽, 선수, 에이전트가 언론에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축구판에 비밀은 없다. 선수의 동료, 클럽의 관계자, 에이전트의 측극을 통해서 말이 새나간다. 그때 우리가 말하는 '특종'이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적 기사는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이적 루머가 실체를 찾기 어려운데다 이적이라는 것이 워낙 변수가 많아 사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물론 루머 자체가 거짓이라는 말은 아니다. 실제로 협상이 진행되다 무산된 경우도 꽤 많다. 최근에는 이적 소식만 전문적으로 쫓는 프리랜서 기자들이 늘어나며 아예 '소설'을 쓰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유럽 각 매체의 이적기사들을 분석한 '풋볼트랜스퍼리그'라는 사이트를 보면 이적 루머가 얼마나 정확한지를 분석한 흥미로운 통계가 있다. 1위는 이탈리아의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다. 무려 35.5%의 적중률을 자랑한다. 그 뒤는 잉글랜드의 정론지 더가디언와 데일리레코드가 잇고 있다. 각각 35.3%, 33.9%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프랑스의 레퀴프가 33.3%, 독일의 빌트가 29.6%로 4, 5위를 차지했다. 신문 중에는 런던을 기반으로 하는 무가지 메트로가 929개의 루머기사 중 단 129개만을 적중시킨 13.9%로 가장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의 마르카도 14.6%에 그쳤다. 국내 유럽축구팬들에게 '찌라시'로 취급받는 더선과 데일리미러는 각각 22.2%와 21.2%의 적중률을 기록하며 예상외의 정확도를 보였다. 1부당 평균 루머 생산도에서는 폐간된 뉴스오브더월드가 4.36개로 단연 1위를 달렸고, 데일리미러(2.89), 더피플(2.46), 더선(1.79)이 그 다음에 포진했다. 영국신문들이 1위부터 8위까지 차지했다는 점이 이채롭다.

이적시장의 규모가 커지며 이적소식을 다룬 뉴스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 기사를 믿던지 '찌라시'로 취급하던지는 개인의 판단이지만, 축구를 재밌게 만드는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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