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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K리그 클래식이 개막된 지 한 달이 흘렀다.
시민구단의 한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할 수 있다. 하지만 역주행하는 행정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K리그는 기업과 시민구단이 한 배를 탄 구도다. 시민구단이 기울면 하향평준화가 될 수밖에 없다. 시민구단의 열악한 재정 상황과는 또 다른 문제다. 진정성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관리, 감독해야 할 한국프로축구연맹까지 가세해 스스로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클래식 대회 요강에는 '경기장 관중석은 1만명 이상을 충족하여야 한다. 이에 미달할 경우, 연맹의 사전 승인을 득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물론 목포축구센터의 관중석 규모는 1만명이 안된다. 가변석을 포함해 8000석 규모다. 그러나 8000석에도 함정이 있다. 광주-전북전에선 가변석을 막고 4000석만 운영했다. 볼이 날아갈 경우 다칠 위험이 있고, 관중 난입도 막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4000석의 1부 경기장을 어떻게 납득해야 할까. 실사 후 승인한 프로연맹은 이미 '가변석 위험'을 인지하고 있었다. 4000석 '만석'으로 기뻐해야 할까. 하지만 4000석도 채우지 못하는 것이 K리그의 어두운 현주소다.
라커룸도 '엉망'이라고 한다. 전북의 한 관계자는 "라커룸은 2개를 합쳐 놓은 것이라 딱 샤워하고 옷만 갈아입을 수 있는 수준이다. 라커룸이 좁아서 유니폼 세팅이나 작전판을 놓을 위치도 애매했다. 선수들은 '경기장 분위기가 대학경기나 연습경기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고 귀띔했다. 광주는 최상위 리그의 품격을 스스로 갉아먹고 있다. 프로연맹은 방관했다. 매 경기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임기응변'식의 탁상 행정으로는 K리그는 희망이 없다.
이 뿐이 아니다. 시민구단의 '원조'인 대전은 더 볼썽사납다. 시민구단은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구단주가 지방자치단체장이다. 정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전이 유독 심하다. '낙하산 인사'는 고유명사가 됐다. 관행은 재연됐고, 프런트는 최근 노조 설립으로 정면 대립하고 있다. 팀이 1승도 거두지 못하는 최악의 위기지만 '밥그릇 싸움'으로 허송세월을 하고 있다.
비정상화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시민구단이 환골탈태해야 한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스스로를 벽에 가둔다면 미래는 없다. '대충'이 통하지 않는 세상이 돼야 한다. 또 정치가 아닌 축구가 본질이 돼야 한다. '불가항력'의 덫에서도 탈출해야 한다. 매번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스리슬쩍 넘어간다면 축구를 포기해야 한다. 프로연맹도 중심을 잡아야 한다.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다.
스포츠 2팀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