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권 100만원 시대]'우물안 개구리'에 머물고 있는 K리그의 시즌권

최종수정 2016-02-01 18:21


K리그 팀들의 수익원은 크게 4가지다.

광고, 이적, 입장권, 상품 판매다. 모기업 혹은 지자체의 지원이 포함된 광고 수익과 선수를 판 이적료가 수익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입장권과 상품판매는 구단 자체의 능력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다. 이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시즌티켓이다. 당일 경기 티켓과 달리 목돈으로 쥐어지는 시즌티켓을 통해 입장권과 상품 판매 금액의 30%에 달하는 수익을 벌어들인다. 여기에 시즌티켓은 해당년도 팀에 대한 팬들의 관심을 체크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그래서 각 구단들은 시즌 개막 전 시즌티켓 판매에 많은 공을 들인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시즌티켓의 가격은 지정석 기준으로 20만원 전후로 설정돼 있다. 어린이들은 더 싸다. 예년에 비해 판매량이 늘기는 했지만 경기장 좌석 대부분을 시즌티켓으로 채우는 유럽, 일본과 비교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가장 아쉬운 점은 구단의 인식이다. 무조건 싸게 팔면 팔릴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는 구단들이 너무 많았다. 시도민구단들이 대표적이다. 광주, 수원FC의 시즌티켓 가격은 6만원에 불과하다. 상주는 10만원, 성남은 12만원이었다. 기업구단 중에는 전남이 6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18~19경기 정도를 관람할 수 있는 금액치고는 너무 낮았다. 스스로 가치를 낮게 매겼는데 팬들에게 찾아와 달라고 할 수 있을까.

그래도 다행인 것은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상품으로 팬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대세는 프리미엄화다. 기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제공한 시즌티켓 상품을 내놓고 있다. 수원은 실버클래스(25만원)과 골드클래스(35만원)로 등급을 나눴다. 전북은 연간 회원을 넘어 3년간 VIP석에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다년 시즌티켓을 내놨다. 포항도 테이블석(50만원), 프레스티지석(30만원), 프리미엄석(20만원) 등 다양한 선택지를 내놨다. 시도민구단도 동참하고 있다. 수원FC는 치킨석(30만원), 인천은 프리미엄석(35만원)을 야심차게 기획했다. 각 팀들은 시즌티켓 자체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갖고 싶은, 소장가치가 있는 티켓이 되도록 디자인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팬들도 화답하고 있다. 경제가 어렵지만 올 시즌 각 팀들의 시즌티켓 판매현황은 예년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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