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윔블던, 14년만에 '원수 조우' 꿈을 이루다

기사입력 2016-05-31 08:16


사진캡쳐=AFC윔블던 홈페이지

[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처음에는 그저 꿈이었다. 어느 세월에 그 꿈이 현실이 될지 몰랐다. 기약없는 바람이었다. 한 발씩 나아갔다. 그러기를 14년 마침내 그 꿈을 이루었다. 드디어 '원수'와 한 리그에서 뛰게 됐다. 영국 런던 남쪽 킹스턴을 연고로 하는 AFC윔블던 이야기다.

윔블던은 2002년 6월 출범했다. 창단 이유는 '연고 이전'이었다. 원래 이 지역에는 윔블던FC가 있었다. 1889년 창단한 전통있는 클럽이었다. 윔블던에 사는 사람들은 오랜 세월 윔블던FC를 응원했다. 윔블던 FC는 1988년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1992~1993시즌부터 1999~2000시즌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있기도 했다.

하지만 2002년 5월 모든 것이 바뀌었다. 2002년 5월 윔블던FC의 구단주인 피트 윌클먼은 연고이전을 선언했다. 유례가 없던 일이었다.

사실 연고이전에는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기는 했다. 윔블던FC는 1991년부터 더부살이 신세를 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홈 경기장을 모두 좌석제로 바꾸라는 명령을 내렸기 때문. 윔블던FC는 홈구장이었던 플로 레인을 떠나 크리스탈 팰리스와 구장을 공유했다. 그 사이 윔블던FC는 전용 구장 설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지역 의회가 반대하면서 이 계획은 무산됐다. 적자에 시달리던 윔블던FC는 연고지를 옮기기로 했다. 2년간의 유예기간이 끝난 뒤 윔블던에서 90㎞정도 떨어진 밀턴 케인스로 이전했다. 구단명도 밀턴 케인스 돈스, 즉 MK돈스를 바꾸었다.

윔블던FC 서포터들은 즉각 반발했다. 그리고는 2002년 6월 AFC윔블던을 만들었다. 그리고 7월 첫 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9부리그에서 그 역사를 시작했다.

첫 시즌을 3위로 마쳤다. 자신감이 생겼다. 2003~2004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8부리그로 승격했다. 2004~2005시즌에는 8부리그 우승을 통해 7부리그로 올라갔다.

2007~2008시즌 플레이오프를 통해 6부리그 승격을 일궈냈다. 이어 2008~009시즌에는 6부리그에서 우승하며 5부리그로 올랐다. 5부리그에서 2시즌을 보냈다. 2010~2011시즌 플레이오프를 통해 드디어 풋볼리그인 4부인 리그 2로 올라왔다. 프로무대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그로부터 5시즌. AFC윔블던은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다. 그들의 목표였던 '원수' MK돈스가 코 앞에 있었다. AFC윔블던이 속한 리그 2보다 한 단계 위인 리그 1에 있었다. 승격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AFC윔블던은 4시즌동안 16위, 20위, 20위, 15위에 머물렀다. 그 사이 원수는 한 단계 더 올라섰다. MK돈스는 2014~2015시즌 2위를 차지하며 챔피언십(2부리그)에 올랐다. AFC윔블던과 MK돈스의 차이는 2계단이 돼버렸다.


AFC윔블던은 좌절하지 않았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2015~2016시즌 24라운드부터 상승세를 탔다. 그 이전까지는 23경기에서 7승9무7패로 13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24라운드부터 46라운드까지 23경기에서 14승3무6패를 거뒀다. 4연승, 3연승, 5연승 행진이 결정적이었다. 7위를 기록했다. 리그 2에서 리그1으로의 승격은 총 4개팀이 한다. 1~3위까지는 자동 승격이다 4위부터 7위까지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승격팀을 결정한다. AFC윔블던은 7위였다. 그 사이 MK돈스는 리그1으로의 강등이 확정됐다.

AFC윔블던으로서는 플레이오프가 중요했다. 플레이오프만 통과한다면 MK돈스와 같은 리그에서 뛸 수 있게 됐다.

절실함은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4위 액링턴 스텐리에 1승1무를 거뒀다. 1-0, 2-2로 플레이오프 파이널에 올랐다.

30일 웸블리에서 열린 플리머스 아가일과의 파이널에서도 AFC윔블던은 강했다. 2대0으로 누르며 드디어 MK돈스와 같은 리그 1에서 뛰게 됐다.

물론 이전까지 AFC윔블던은 MK돈스와 맞붙은 적은 있다. 2012년 12월 FA컵 2라운드, 2014년 8월 리그컵 1라운드, 2014년 10월 리그트로피 2라운드에서였다. 이 세경기 모두 리그만큼의 위상은 아니었다. 그리고 3경기 모두 밀턴 케인스의 홈구장에서 열렸다. 이제 2016~2017시즌에서는 AFC윔블던의 홈구장인 킹스메도우에서 MK돈스를 불러들일 수 있게 됐다.

AFC윔블던의 꿈을 이루게 만든 닐 아들리 감독은 "환상적인 순간"이라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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