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체티노 감독님, 손흥민의 자리는 왼쪽이 맞습니다

기사입력 2016-09-19 02:46


ⓒAFPBBNews = News1

이제 비로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이 손흥민 활용법을 찾은 듯 하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주로 오른쪽 날개로 기용됐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손흥민은 좌, 우, 중앙 공격 어디에서도 뛸 수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기술이 좋은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왼쪽, 침투력과 결정력이 좋은 델레 알리를 중앙에 포진시키며 2선을 완성했다. 손흥민이 나설 수 있는 곳은 오른쪽 밖에 없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터치라인을 따라 움직이기 보다는 중앙과 측면을 오가는 것에 익숙하다.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이동해도 슈팅각을 만들지 못했다. 연계 보다 마무리에 익숙한 손흥민 입장에서 오른쪽은 답답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손흥민은 이제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왼쪽으로 고정되는 모습이다. 시작은 첫 선발출전 했던 10일(이하 한국시각) 스토크시티와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부터다. 오른쪽 날개로 나섰지만 손흥민의 주 위치는 왼쪽이었다. 손흥민은 에릭센이 중앙으로 이동하면 왼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신있는 돌파로 여러차례 기회를 만들더니 2골이나 넣었다. 특히 왼쪽에서 오른발로 감아차 기록한 두번째 골은 전형적인 손흥민의 골 장면이었다. 도움도 하나를 기록했다. 주중 AS모나코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왼쪽에 포진해 멋진 활약을 펼쳤다.

19일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선덜랜드와의 EPL 5라운드 역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부터 선덜랜드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공격의 시작은 손흥민이 포진한 왼쪽이었다. 손흥민은 날카로운 돌파로 토트넘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손흥민은 날카로운 킥 감각으로 세트피스도 전담하며 토트넘이 가진 대부분의 기회를 만들어냈다. 가장 좋은 찬스도 손흥민의 발끝에서 나왔다. 손흥민은 전반 38분 왼쪽에서 두명을 제친 후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아쉽게 골대를 맞고 나왔다.

후반들어서도 토트넘의 공격은 계속됐다. 역시 손흥민의 예리한 돌파는 계속됐다. 후반 7분과 10분 왼쪽에서 두번의 좋은 슈팅을 날렸지만 아쉽게 득점에 실패했다. 날카로운 돌파로 크로스를 날렸지만 아쉽게 해리 케인의 발끝에 걸리지 않았다. 경기 내내 왼쪽에서 기회를 만들어낸 손흥민은 선덜랜드의 오른쪽 날개 드나이어를 완전히 흔들었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직전 또 한번의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다. 선덜랜드전의 맹활약은 A대표팀에서 보여주던, 분데스리가를 호령하던 손흥민 그 모습 그대로였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EPL 진출 후 최고의 경기력을 보였다.

경기 종료 후 중계 화면은 손흥민을 비췄다.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는 뜻이다. 기록에서도 손흥민의 활약상은 잘 나타난다. 손흥민은 이날 7번의 슈팅, 10번의 코너킥, 5번의 키패스, 15번의 크로스를 기록했다. 모두 팀내 최다였다. 영국 통계 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8.33점을 매겼다. 양 팀 통틀어 최고의 평점이었다. 결승골을 기록한 케인(8.14)보다도 높았다. 골만 빼고 모든 것을 다 보여준 '왼쪽 날개' 손흥민이 최고의 선수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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