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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우리 아이들 잘 커가는 게 보람이다. 정말 왜소했던 김승대(강원FC)를 많이 걱정했었는데 잘 컸다."
백 감독은 "코로나19가 터지고 3개월 동안 푹 쉬었다. 학교와 구단 모두 정부 방침을 따르라고 해서 놀았다. 3학년 학생 선수들은 운동을 시키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확진자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아 결국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 방침에 따라 지난 5월 말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이후 K리그 권역별 리그가 시작됐고, 이번 K리그 유스 챔피언십에 참가했다.
포스코가 모기업인 포항 유스 시스템은 국내 최고로 꼽힌다. 인프라와 선수 선발 등에서 모범이 된다. 포항 유스 U-18 팀은 전용 훈련장을 갖추고 있다. 약 6년 정도 됐다. 전용 훈련장이 자동차 네이게이션에도 안 나올 정도로 요새 처럼 자리잡고 있었다. 백 감독은 "여기 훈련장을 와본 외부인들이 너무 좋다고 한다. 주위에 유흥업소가 없다. 아이들 키우기에 정말 좋다"면서 "앞으로 유스 전용 클럽하우스를 짓는 게 목표다. 숙소는 계속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선수 은퇴 이후 원클럽맨으로 포항 유스팀 산하 초중고 지도자의 길을 전부 밟아온 백 감독은 "우리 아이들이 커가는 걸 보는 게 보람이다. 강원에서 뛰는 김승대가 생각 보다 잘 됐다. 어릴 때 체격이 너무 왜소해 정말 걱정했다. 이명주 신진호 손준호는 중학교 때부터 떡잎부터 달랐다"고 말했다.
1979년생인 그는 스무살 이상 차이 나는 어린 선수들과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다. 요즘 아이들은 과거와 많이 다르다는 걸 인정했다. 그러다 보니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선수들을 팀으로 하나로 뭉친다는 게 참 어렵다고 했다. 백 감독은 "훈련장에서의 태도에 대해서는 용납하지 않는다. 그라운드에서만 엄하게 대한다. 훈련장을 떠나서는 편하게 대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포항 유스팀은 학교(포항제철고)나 구단(포항 스틸러스)에서 팀 성적에 대해 크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성적 보다 선수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다른 유스팀에 비해 환경이 너무 좋다. 선수들이 운동만 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백 감독은 "한국 축구의 유스 시스템은, 큰 방향은 맞게 가고 있다. 시행착오가 있지만 잘 가고 있다. 해보고 좋은 건 그대로 가고, 나쁜 건 고쳐서 가면 된다. 안 해보고 말들이 많은 건 문제다"면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미래 좋은 자원들이 자라고 있는지 누구도 모른다. 우리는 그냥 판을 깔아줄 뿐이다. 그 선수들에게 판단하라고 유도할 뿐이다. 누구 국가대표가 될지 나중에 누가 잘 될 지 모른다. 올바른 태도와 바른 길로 인도할 뿐이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유스 현장에서 학생 선수들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고등학교에선 공부와 운동 병행이 참 어렵다. 특히 우리 학교는 특목고다. 전국 톱 수준의 학생들이 공부한다. 그런 곳에서 운동 선수들이 경쟁하기 참 어렵다"고 했다. 그렇지만 축구 선수들도 수업에 100% 참가하고 있다. 오후 4시20분에 수업을 다 마치고 전용구장으로 와서 훈련을 시작한다. 그는 "실업계와 체육 중점 학교는 실습 시간 등을 활용하면 운동 시간을 더 늘릴 수 있다. 입시 요강에 따르면 우리 선수들의 학과목 성적이 잘 나오기 어렵다. 학교 별로 차등을 주지 않기 때문에 인문계 학교 축구 선수들이 불리하다. 고교 지도자는 진학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여기는 잘 해야 7등급이다. 대학교에서 차등해서 적용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포항=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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